[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와 정부간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 국회는 가계통신비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과기정통부는 수만 이동전화 유통점의 반발을 의식해 제도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노웅래, 이하 과방위)의 국정감사에서 통신관련 이슈를 꼽자면 단연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들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동전화 요금인하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서 가계통신비에서 서비스 요금 부담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할부금 등 단말기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에 여야 과방위원들이 완전자급제 도입 관련 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는 등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이동통신 3사 CEO들도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제도 도입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원론적 답변이기는 했지만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완전자급제 반대하는 과기정통부 걱정은 선택약정할인제도, 유통점 종사자=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논의가 이뤄질때마다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법으로 완전자급제를 도입하기 보다는 자급단말기 비중을 늘려 다양한 유통경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과 관련해 “법제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의 입장인 자급단말기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법제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될 경우 힘들게 도입했던 선택약정할인제도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약정할인제도는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소비자가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요금할인을 받게 해주는 것이다. 이통사가 단말기를 유통하지 않을 경우 단말기 지원금 자체가 사라지게 되고 요금할인 역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동전화 대리점 등 유통업계 6만 종사자들의 생계도 걸려있다.

유영민 장관은 "선택약정할인을 유지하고 유통점 6만명 종사자도 유지하고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급용 단말기 비중을 늘려 법제화만큼의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완전자급제 아니면 효과는 제한적”…이통사 전향적 태도에 정부도 바뀔까=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급용 단말기 확대가 이뤄지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급용 단말기 종류가 늘어나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더라도 국내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힘과 이통사의 유통시장 장악력이 결합되면 다른 유통채널은 경쟁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제조사가 자급제폰을 더 출시한다고 소비자의 선택권이나 단말기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안 수석위원은 "제조사-이통사 담합구조로 해외 경쟁사들의 자유로운 진출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일어날 수 없다"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유통구조 다변화는 더 활성화 될 수 있는 만큼, 가성비 좋은 국내외 단말기들이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기정통부가 우려했던 선택약정할인제도 폐지 및 유통점 종사자들의 실직 문제도 통신사가 전향적으로 나서면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국감에서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더라도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유지하고 유통점 종사자들의 직종전환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안정상 수석은 "법제화에 준하는 단말, 서비스 가격인하를 실현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과기정통부가 대충 국감만 때우고 보자는 구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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