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KISA 원장 "안전한 디지털혁신 기반 조성에 총력...2019년 성과 기대“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은 저물고 있는데 가야할 길은 멀다’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사진>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취임 1년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1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기반 작업을 집중적으로 해왔다”면서 “전자문서, 블록체인, 핀테크, 정보보호산업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2018년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크고 작은 일이 많은 해였다. 평창동계올림픽 해킹 사건을 비롯해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블록체인 시범사업, 전자문서 활성화, 정보보호클러스터 운영,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 통합, 빅데이터센터 구축, 핵 더 키사(Hack the KISA). 덕분에 KISA는 안팎으로 바쁜 1년을 보냈다.
김 원장은 업계의 변화 속도에 주목하며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정보보안 업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SA, 김 원장 취임후 어떻게 달라졌나 =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 조직의 문화와 지향점, 나아가 역량이 바뀐다. 그래서 수장의 역할은 개인 역량의 범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1월 KISA에 취임한 이후부터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해왔다. ▲가시적 성과창출 ▲선제적으로 정책적 서비스 제공 ▲조직과 기능의 재정의가 그것이다.
우선 김 원장은 올해 비식별지원센터를 데이터기술센터로 확장했다. 국회에 제출된 개인정보보호법이 내년 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 또 법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되기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의 요구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전자문서 이용 활성화에 나선 KISA는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KISA는 지난해 7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화물차 기사를 대상으로 모바일고지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약 86%의 사용자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 우편물 발송 비용 최대 3억원 절감, 과태료 약 89억원이 절감됐다.
KISA는 오는 2021년까지 전자문서 활용률을 71%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김 원장은 “올해 많은 노력을 한 만큼 내년에는 전자문서의 사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KISA는 내년부터 전자문서를 공모사업 형태로 진행한다. 전자문서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아직 시범사업에 머무르고 있으나, 결과가 나쁜 것은 아니다. 현재 농림축산부 축산물 이력관리, 관세청 해외직구, 해양수산부 항만물류시스템, 선거관리위원회 블록체인기반 전자투표 등 공공부문 시범사업을 총 12개 선정했다. 예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억원에서 올해 42억원, 내녀엔는 132억원으로 3~4배 증가했다. 김 원장은 내년에는 최소 2건의 서비스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나주로 이전한 뒤로 지역상생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KISA는 나주 지자체들과 관광앱 지도인 ‘올란지도’를 제작하고 있으며, 나주와 광주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 지역정보보호센터를 개설해 총 7곳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KISA, 창립 10년만에 조직개편...“새로운 공격위협 대응”=KISA는 오는 2019년 조직개편을 통해 올해보다 더욱 단단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조직개편은 고도화되고 있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로 이뤄진다. 김 원장은 "2009년 연간 사이버 침해 대응건수가 약 8000건 정도였다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만건을 기록했다"면서 "2~3년 뒤에는 여기에 0 하나가 더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SA는 내년 1월 보직자들과의 워크샵을 걸쳐, 2월 중순께 4차산업혁명 지원 조직과 융합보안 조직을 중점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조직 명칭과 직제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 원장은 “사람이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조직과 기관도 외부의 시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물론 외부의 시각이라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토대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 지원 조직은 효율적인 생태계 관리, 일자리창출, 국민체감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김 원장은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내고, 산업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조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융합보안 조직은 지난달 정보보호 클러스터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KISA는 미래정책연구실 내 융합보안전략 태스크포스(TF)를 상시조직으로 직제화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상반기 내로 ‘융합보안 선도전략(가칭)’을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KISA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지역 사이버 안전망도 구축한다. 현재 국내에서 해킹피해를 입은 97%가 중소기업이다. 문제는 중소기업 대부분이 해킹당한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 이를 알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걸린다. 이때는 이미 주요 정보와 데이터베이스(DB)가 유출이 된 상황이다.
김 원장은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보안에 대해 신경 쓸 여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면서 “따라서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클라우드에 경유하도록 하면 별도 보안시설 및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KISA는 약 1년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연간 단위의 사용료를 받는다.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는 국산을 채택한다. 따라서 이를 통해 지역의 보안 생태계 구축, 일자리 창출, 국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까지 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큰 그림이다.
김 원장은 “4차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과 융합보안조직 양 축에 힘을 실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준비를 할 것”이라며 “변화의 시기에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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