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일 어닝쇼크에 가까운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반도체와 전자‧스마트폰 산업에서의 고전이 드러났다.  

다만 반도체 고점 논란이 이미 시장에선 수개월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기때문에 어닝쇼크임에도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소폭 하락(0.58%)에 그치는 등 주식 시장에서의 반응은 평온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주력 사업에서의 부진이라는 점, 또 수출 효자 종목에서의 하락 사이클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위기감은 숫자 그 이상이다. 

히 반도체 경기의 슈퍼사이클이 정말로 장기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재반등의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주변의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장 큰 악재다.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산업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최근 애플 또한 중국 내 성장 둔화를 이유로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조정함으로써 '애플 쇼크'를 촉발시켰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58%, 영업이익은 28.71% 감소했다. 역대 최고 영업이익 기록을 세운 전분기와 비교하면 38.53% 줄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꺾이면서 메모리 수요 둔화 영향을 받은 것이다. D램 가격하락에 데이터센서 수요까지 줄었다. 아이폰 판매 부진과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모바일 D램 수요도 감소했다.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는 “대외환경 불확실성 확대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며 “메모리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 및 매크로 불확실성 속에서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수요가 예상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메모리 출하량이 3분기 대비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 사업도 경쟁 심화로 실적이 둔화됐다”며 “무선 사업의 경우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 정체,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적자 확대뿐 아니라 TV‧가전 성장세까지 꺾였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잠정 영업이익 753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대비 89.9%, 전년동기 대비 79.5% 급감했다. 매출액은 15조77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감소했다.

불황기에 접어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프리미엄 및 중가폰 스마트폰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신제품 출시 후 마케팅 비용을 늘렸으나, 전반적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부진했다.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다.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애플 모두 스마트폰 사업에서 성장둔화를 겪고 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은 15분기 연속적자로, 3000억원 안팎 적자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를 지탱해 온 TV‧가전 사업조차 4분기 경쟁심화로 마케팅비용을 늘리다 보니,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전자는 “애플과 삼성 실적을 살펴보면 글로벌 스마트폰 사업은 불황기에 접어들었다”며 “신흥국 경기침체와 환율 이슈, 경쟁심화에 다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실적이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하반기에 반도체 성수기에 들어서면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호황은 기대할 수 없다. 추격하는 중국기업 사이에서 스마트폰도 포화상태다. 삼성전자, LG전자뿐 아니라 국내 IT 기업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더구나 세계경제 불확실성으로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성장세를 기록해 온 미국마저 올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중국도 경기 둔화 우려에 직면했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에게는 좋을 것이 없다. 이 경우, 한국 경제는 그 후폭풍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그레이 스완(Grey Swan)’ 상태다. 정부와 산업계가 강력한 위기대응 플랜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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