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가 삼성전자 첫 5G 스마트폰을 통해 초기 5G 고객(B2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갤럭시S 10주년 신제품 ‘갤럭시S10’ 시리즈를 공개하고 오는 25일 예약판매를 알렸다. 곧바로 통신3사는 고객 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을 알리며 마케팅전에 나섰다. 이 중 눈에 띄는 프로그램을 KT가 내놓았다.
KT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단말교체 프로그램인 슈퍼찬스를 선보였다. 갤럭시S10 LTE 단말을 사용하다가 ‘갤럭시S10 5G’ 단말로 기기변경하는 프로그램이다. 결론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고객은 S10 5G를 구매하게 된다. 여기서 3만원~6만원을 추가로 내면 갤럭시S10을 먼저 한 달가량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방법은 이렇다. 일단 갤럭시S10 단말을 구입해야 한다. 출시일은 3월8일이며, 사전예약을 할 경우 3월4일~7일 개통할 수 있다. 이 때 3만원을 내거나 또는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해 슈퍼찬스에 가입한다. 프로그램 가입 기간은 다음 달 13일까지다.
갤럭시S10을 쓰다가 S10 5G가 출시되면, 10일 내 5G모델로 기기변경해야 한다. 본인부담금 3만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S10 5G 출시일은 3월29일로 예상된다. S10 5G 출고가는 LTE 단말에 비해 더 비싸다. KT가 슈퍼찬스 가입 때 기존에 사용한 갤럭시S10 출고가를 전액 보상한다 했으니, 고객은 S10과 S10 5G 간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
이처럼 KT는 위약금 없이 한 달만에 5G 단말로 기기변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갤럭시S10은 한 달 체험용에 가깝다. 갤럭시S10이 미끼상품이고, S10 5G가 본 상품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프로그램은 통신3사 중 KT가 유일하다. 아직 출시일도 확정되지 않은 S10 5G을 겨냥한 마케팅을 선제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양 단말 판매를 높일 수 있으니 이득이다. 다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신제품이 한 달 만에 중고폰으로 돌아오게 되니,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KT가 출혈을 감내하더라도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KT는 “반납한 갤럭시S10은 대우전자서비스에서 운용한다”고 말했다. KT와 계약을 맺은 대우전자서비스가 운용사 역할을 맡아 해당 중고폰을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등 해외에 판매하거나 임대폰, 테스트폰, 임직원용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KT가 5G 단말에 대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퇴색한 5G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시장주도권을 초반부터 잡기 위해서다. KT는 5G 국제표준 및 조기 상용화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하지만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가 KT 5G 행보 발목을 잡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쌓아올린 ‘5G=KT’ 이미지를 지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KT는 “5G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슈퍼찬스 프로그램을 내놓았다”며 “S10을 구매한 고객은 1년 이상 기다린 후 5G 모델을 늦게 경험할 수밖에 없으니, 양 모델을 모두 쓰고 싶어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