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삼성전자, 보폭 넓히는 ‘5G 아메리칸 드림’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삼성전자의 아메리칸 5G 드림이 시작됐다. 수년간 실적 부진으로 네트워크 사업부 매각설까지 나왔던 과거는 뒤로 두고,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세계 5G 장비시장 점유율 37%로 1위에 오르는 기염까지 토했다. 여기에는 한국시장뿐 아니라 미국시장 확대도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28GHz 주파수 대역 지원 5G 통합형 기지국을 버라이즌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통합기지국은 무선통신부분(라디오 유닛)과 디지털통신부분(디지털 유닛)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크기와 무게가 최소화된 만큼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올해 초 개발에 성공한 28GHz 대역 지원 5G 무선통신 핵심칩과 최근 새롭게 개발한 기지국용 5G 모뎀칩을 탑재해 최대 10Gbps의 통신 속도를 지원한다. 28GHz 대역 5G 통합형 기지국은 업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과 협력하며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미 지난해 버라이즌과는 5G 고정형초고속인터넷(FWA), 5G 홈 상용화에 나섰다. 실제 삼성전자는 FWA 서비스와 가정용 단말(CPE)을 버라이즌에 공급하고 새크라멘토를 포함한 7개 도시에 통신장비와 단말을 제공한 바 있다. 스프린트와는 2.5GHz 대역 5G 기지국 장비(매시브 MIMO) 상용화를 꾀했고, AT&T와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서 5G 통신망을 활용한 테스트베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생산성 개선실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국시장 5G 보폭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세계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한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통신장비 제조사가 바로 삼성전자다. 오라클과 시스코 등 미국 주요 IT기업은 무선통신시장 진출을 거부한 상태다. 물론, 미국정부가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유럽 장비사인 노키아와 에릭슨에게 자금공급 방안을 모색하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양사와 비교해 화웨이와 경쟁할 수 있는 5G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갖춘 만큼, 5G 초기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화웨이와 각을 세우는 미국시장은 기회의 땅이다. 화웨이 텃밭이나 다름없는 유럽과 동남아시장보다 미국과 일본시장에 좀 더 공을 들이는 편이 전략적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일본 통신사 KDDI의 5G 장비사 중 하나로 선정됐다. 미국 우방국가인 일본은 중국 통신장비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곳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5G 시장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5%에도 미치지 못했던 삼성전자의 이같은 포부는, 이재용 부회장 행보와 한국 5G 프리미엄 효과가 더해져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5G 통신장비 글로벌 수출에서 이재용 부회장 역할은 무엇보다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일본 도쿄를 방문해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했고, 1년 전에도 양사 최고경영자와 회동했다. 결국 KIDDI와 5G 장비사 계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인도를 방문해 뭄바이에서 5G 현지 사업 현황을 전달 받고,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5G 구축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또한 5G를 준비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 LTE 전국망 구축을 했고, 인도모바일콩그레스(IMC) 2019에서 릴라이언스 지오와 5G 서비스까지 시연한 만큼 인도 5G시장 진출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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