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칩 빅3’ 퀄컴-삼성-화웨이, 5G 칩 경쟁 격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통신 칩 업체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기존 시장 리더인 퀄컴을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위협하는 분위기다.
23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19’를 열고, ‘엑시노스 모뎀 5123’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5G 망을 단독 사용하는 SA모드(Stand Alone)와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공유하는 NSA모드(Non-Stand Alone) 모두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6기가헤르츠(GHz) 이하 5G 네트워크에서 기존 대비 최고 2배 빨라진 업계 최고 수준의 초당 5.1기가비트(Gb)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삼성전자는 5G 통합 칩인 ‘엑시노스980’ 양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연내 생산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는 통신을 담당하는 5G 모뎀칩과 두뇌 역할을 맡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들어간다. 통합 칩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2개 부품을 합쳐놓은 것이다. 통합 칩은 공간 활용과 전력 절감에 효과적이다.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 설계 편의성이 증대된다. 하나의 칩에서 통신 및 데이터 연산을 동시 처리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앞서 모바일 퀄컴과 미디어텍 등도 5G 통합 칩을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양산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전망된다.
퀄컴과 화웨이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2019’에서 5G 제품 청사진을 내세웠다.
업계 1위 퀄컴은 5G 모바일 플랫폼 스냅드래곤 8·7·6 시리즈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은 “이 시리즈를 통해 오는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및 통신사들과 5G 구축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라인업은 최초로 소프트웨어 호환이 지원되는 5G 모바일 플랫폼이다. 스냅드래곤 5G 모뎀 무선주파수(RF) 시스템을 탑재, 높은 통신성능·커버리지·전력효율 등을 제공한다.
지난 2월 공개한 스냅드래곤7 시리즈는 시스템온칩(SoC)에 5G를 통합한 원칩 플랫폼으로, 향후 주요 지역 및 주파수 밴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LG전자, 오포, 비보, 모토로라, 노키아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IFA 무대에서 ‘기린990 5G’를 선보였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통신 칩을 공급한다.
당시 리차드 위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이 제품은 삼성전자와 퀄컴 칩셋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며 “성능, 전력 효율성, 인공지능(AI) 컴퓨팅과 이미지처리장치(ISP) 부분에서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보다 36%, 퀄컴 스냅드래곤보다 26% 작다는 주장이다.
화웨이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30’에 5G 칩을 적용한다. 신규 칩셋을 탑재한 메이트30을 통해 내수 시장은 물론 유럽 등을 공략한다는 의지다.
세 업체 외에도 애플도 5G 칩 사업에 뛰어든다. 지난 7월 인텔의 5G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을 10억달러(1조1839억원)에 인수했다. 인텔은 수년 동안 5G 칩을 개발해왔다.
애플은 통신 칩을 자체 개발, 아이폰 시리즈에 적용할 방침이다. 퀄컴, 삼성전자 등의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5G 칩 시장점유율은 퀄컴이 87.9%로 압도적인 선두다. 삼성전자 7.5%, 하이실리콘 2% 정도다. 2023년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퀄컴(46.1%)이 여전히 1위지만 삼성전자(20.4%), 하이실리콘(15%)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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