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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연의 경량 블록암호 'LEA', ISO/IEC 국제 표준으로 제정

홍하나
LEA와 AES 구현효율성 비교
LEA와 AES 구현효율성 비교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국가보안기술연구소(소장 조현숙, 이하 국보연)가 개발한 경량 블록암호 'LEA'가 지난 10월 24일 ISO/IEC 경량 블록암호 표준으로 제정됐다.

LEA는 국보연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정보보호 암호기술의 세계 선도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개발한 경량 블록암호다. LEA를 기술한 표준 문서(ISO/IEC 29192-2)는 최종 편집을 거쳐 11월에 출판될 예정이다.

기존의 국내에서 개발된 암호 알고리즘들은 대표적인 국제표준인 AES(미국)에 비해 성능이 낮아 세계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었다. 국보연은 새로운 설계기법을 도입해 경량 환경에서 고성능을 보유한 LEA를 개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EA는 AES의 개발 기관이자 세계 최고 암호 연구 기관 중 하나인 벨기에 COSIC 연구소로부터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국제 경량암호 성능평가(FELICS)에서 128비트 블록암호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 FELICS에서는 경량암호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8/16/32비트 경량 SW환경에서의 수행 속도, 코드 크기, 메모리 사용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CHES 등 주요 암호학회에서 발표했다.

LEA는 2015년 국가·공공 분야 암호제품 평가제도인 암호모듈 검증제도(KCMVP)의 검증대상에 포함됐다. 2016년 KS 표준(KS X 3246:2016)으로 제정되어 스마트그리드, 압축 암호화, 인증 시스템 등 국가·공공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보안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LEA의 적용 기반 확대와 보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특히, 국내 암호기술 활성화를 위한 산학연 협의체인 한국암호포럼에서는 LEA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ISO/IEC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연구소와 송정환 교수(한양대), 김동찬 교수(국민대)를 중심으로 LEA의 표준화가 준비됐다. 2016년 10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ISO/IEC 회의에서 경량 블록암호 분야 표준으로 제안됐다. 당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개발한 두 종의 블록암호(SIMON, SPECK)의 표준화가 경량 블록암호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LEA를 제안했다.

경량 블록암호 분야는 대표적인 국제표준 블록암호 AES를 적용하지 못하는 경량환경에서 기밀성을 제공하기 위해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표준화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또 ISO/IEC의 표준화에서 기술적 논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LEA는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객관적 우수성을 바탕으로 암호 표준화 전문가들의 반대 없이 표준화가 진행됐다. 2019년 4월 이스라엘 회의에서 표준화 최종 단계 진행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최종 표준화에 대한 국가 단위 투표가 8월부터 진행되어 10월 21일 종료됐다. 투표 결과, 반대는 없었으며, ISO/IEC는 10월 24일 LEA의 표준 제정을 확정했다.

국보연 조현숙 소장은 “LEA의 국제 표준 제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경량 보안 암호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상을 가지게 됐으며,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국내 정보보안 발전을 위한 우수 암호기술 개발 및 보급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EA의 개발과 표준화 경과는 오는 11월 12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되는 ‘암호기술과 보안평가기술 국제 표준화 워크숍’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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