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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가 끌어올린 통신사 ARPU…‘코로나19’ 변수 어쩌나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통신사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코로나19 여파로 5G 시장 확대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통신3사는 연말 5G 가입자 예상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5G를 통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전망은 어둡다.

14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2020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3월 말까지 3사의 5G 가입자 수는 약 58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이 264만8000명으로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77만8000명, 145만5000명을 기록했다. 작년 4월 5G 상용화 이후 약 1년 만의 성과다.

5G 가입자 증대에 힘입어 무선 ARPU 실적도 대체로 선방했다. SK텔레콤은 1분기 3만77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상승했던 ARPU가 전기대비 소폭 꺾이긴 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9% 성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3만1773원 3만796원으로, 전기와 전년대비 모두 오른 금액이다.

통신3사 무선 ARPU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3만5000원대를 웃돌았으나 작년까지 시장이 포화되면서 점차 추락하고 있었다. 요금 선택약정할인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통신사 간 마케팅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가운데 고가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큰 5G 상용화로 ARPU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통신3사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제히 연내 5G 가입자 달성 목표를 낮췄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매장 내방객 감소 영향이 계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 3사의 1분기 5G 가입자 증가세는 모두 당초 기대치에 못미친 성적을 냈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G 가입자가 1분기에 57만명 증가했으나 이는 기존 전망보다 약 10~20% 낮은 실적”이라며 “최근 가입자 추이를 볼 때 연말 5G 가입자 역시 10~15% 낮은 수준으로 예측된다”고 언급했다. 윤경근 KT CFO도 “연말 5G 보급률 30%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연내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23~25% 안팎이 될 것”이라며 “가입자 추이는 지난 3월 이후 개선되고 있으나 (목표는)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통신사들이 예상한 올해 말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600만~700만명, KT와 LG유플러스가 450만~500만명이었다.

통신업계는 올해 연말 5G 가입자 1000만명 달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코로나19로 3사 모두 비용 효율화를 최우선으로 삼은 상황이다. 5G 상용화 직후 벌어졌던 출혈경쟁 수준으로 공격적인 마케팅비를 뿌릴 가능성은 많지 않다. 실제 1분기 실적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용을 전기대비 축소했다.

다만, 하반기에 중저가 5G 단말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요소다. 그동안 고가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됐던 5G 단말 시장이 확대되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고객층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출시한 50만원대 갤럭시A51을 포함해 2~3종의 중저가 5G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애플과 LG전자도 5G 단말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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