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의원실, 네이버 본보기 삼아 기업들 데이터 수집 지적 - ‘홍콩에 데이터 뒀다가 문제 제기하자 옮겼다’…전후사정 뒤바뀐 지적 - 네이버 “여러 기업 중에서도 빠르게 역외 이전 조치…법 위반 없다” - 업계선 ‘데이터 수집, 걸면 다 걸린다’…의원실 “법 엄밀성 부족, 손질한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이 20일 네이버를 겨냥해 ‘개인정보 관련 법률 위반 의혹’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날 자료 핵심 중 하나가 “네이버 내 모든 데이터 홍콩 이전하기도…문제 제기하자 싱가폴(싱가포르)로 이전”이라는 내용이다.
자료를 보면 의원실이 문제를 제기하자, 네이버가 이를 인지하고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데이터를 이전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의원실의 문제 제기는 타당한 것이다.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중국이 영내 모든 이용자 개인정보를 검열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일의 전후 사정이 뒤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가 홍콩보안법 관련해 이미 데이터 이전을 준비하고 진행 중인 사안을 의원실이 ‘옮겨야 하지 않느냐’며 문제 제기한 것이다. 데이터 삭제와 이전이 단시일 내 쉽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네이버는 상당 기간 데이터 이전을 준비했다.
네이버 측은 “지리적 이점 등을 이유로 홍콩에 데이터를 둔 여러 기업 중에서도 빠르게 역외 이전 조치했다”고 전했다. 의원실 지적보다 데이터 이전 조치가 먼저였냐는 질문엔 난감한 반응을 보였다. 자료를 통해 ‘네이버 때리기’ 의도를 드러낸 의원실과 대립각을 우려한 것이다. 회사 측은 “다양한 의견을 고려했다”정도로 갈음했다.
김 의원실 자료를 보면 일반 대중으로선 네이버가 개인정보 보호에 소홀히 해왔다고 볼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중국으로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정보의 제공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으며 무단 반출이나 침해를 경험한 사실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김 의원실 측은 “네이버 사례를 먼저 공개했다. 사례는 더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를 본보기로 내세운 것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언제, 어느 기업을 추가 공개할지는 말을 아꼈다.
네이버 입장에선 뼈아프다. 의원실은 ‘의혹’ 자료를 냈지만 대중은 ‘기정사실’로 보는 까닭이다.
또 의원실은 네이버가 신체 사이즈 등 민감정보를 명확한 동의 없이 수집했다고 지적했다. 신체 사이즈는 이용자가 맞춤형 네이버쇼핑을 이용할 때 입력하게 된다. 네이버는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해 신체 사이즈를 비롯해 가족 사진 등은 ‘민감정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앞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이용자가 선택해서 스스로 입력한 데이터의 경우 어느 선까지 민감정보로 봐야 할지, 어느 정도의 활용 범위를 가져갈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업계에선 정보통신망법 등에 근거해 기업의 데이터 수집을 따지고 들면 ‘걸면 다 걸리는 사안’이라고 말한다. 의원실도 “현행법의 엄밀성이 떨어진다”고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손질한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기업의 판단이 쉽도록 바꾼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