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난 7월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홍콩 내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보기술(IT) 업계를 강타했다. 인터넷 검열을 두려워하는 기업들의 ‘홍콩 엑소더스’가 가시화되고 있다.
당초 홍콩에 재해복구(DR)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던 네이버는 7월 13일 재해복구 데이터센터를 싱가포르로 옮겼다.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인한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측은 “제한된 지리적 영역에 한정해 데이터를 보관하는 경우 원본과 백업 데이터센터가 모두 유실될 수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외의 데이터센터에 고객의 데이터를 백업하는 것”이라며 “최근 홍콩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데이터 백업 지역을 싱가포르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은 어떨까. 각각 홍콩에 데이터센터를 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은 당장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이들 기업은 홍콩보안법으로 인한 데이터 유출 우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입을 모아 “고객의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폐쇄라는 강수를 둔 네이버가 이례적”이라며 “글로벌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클라우드 기업의 경우 홍콩보안법 같은 이슈에 대응하기 어렵다. 홍콩과 중국 역시 그들의 고객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데이터의 국외이전에 대한 논란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미국과 EU 간 데이터 전송 합의인 프라이버시 쉴드를 무효화했다. 미국이 EU 수준의 개인정보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EU에서의 기업 활동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AWS 관계자는 “AWS는 1개 이상의 데이터 센터 모음의 가용영역(AZ)이 2개 이상으로 돼 있다. 3개 데이터센터를 서비스, 스탠바이, 백업을 각각의 데이터센터로 구성하는 방식”이라며 “AWS는 한국에 4개의 가용영역을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 서비스와 백업 모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