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정부가 행정·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구 정부통합전산센터) 뿐 아니라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인프라(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공공과 민간 클라우드 영역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워크로드)이 명확히 나눠져 있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조치에선 민간의 클라우드 활용을 극대화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는 밑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행안부는 민간 클라우드 이용이 쉽도록 이용절차와 기준을 완화하는 ‘행정‧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 시행에 들어간 바 있다.
이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이용 대상이 국가안보, 수사‧재판 관련 정보시스템과 행정기관의 내부업무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정보시스템으로 확대됐다. 개인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기존 이용대상에서 제외됐던 시스템도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통과하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후 행안부는 본격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센터 이전·통합 계획 수립 사업’을 발주하고, 최근 콤텍정보통신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23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행정·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전산실 현황, 정보자원 및 운영현황, 민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및 서비스 현황, 국내·외 선진사례 등을 조사하고 5개년 클라우드 이전 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업무시스템 성격과 클라우드 전환 난이도, 전환비용 등을 고려해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공공, 민간 클라우드 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다. 현재 전자정부법 제2조에 따른 행정‧공공기관 수는 2019년 12월 기준 약 1259개에 달한다.
지자체·공공기관의 열악한 소규모 전산환경이 클라우드 운영환경으로 전면 전환된다. 당장 내년에는 노후화로 교체가 시급한 장비 1만대를 클라우드로 우선 전환한다. 이를 위해 2021년 530억원의 예산을 투입된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민·관 클라우드센터 협의체’도 구성했다. 협의체는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와 공공 클라우드 관련기관과 주관 부서, 지원기관의 실무 협의 기구다. 우선 KT와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NHN, 삼성SDS, 코스콤 등 정부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를 받은 10개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위주로 구성돼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한차례 회의를 진행한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시기를 조율 중이다.
행안부는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의 약 83%가 소규모 전산실에서 운영돼 설비 미흡, 보안취약 및 전담인력 부족 등 신속·유연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클라우드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지진, 태풍과 같은 긴급 비상 상황 시 신속한 대응을 하기 위해선 민간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기존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를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기반의 클라우드(G-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기존 대전, 광주의 제1, 제2센터에 이어 대구에 제3센터, 공주에 백업센터를 신규로 구축 중이다. 대구3센터는 2021년, 공주센터는 2022년 완성된다.
관리원은 SDDC기술을 통해 이 4개 센터를 하나의 센터처럼 자동 운영, 관리해 지능형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로 2022년까지 탈바꿈할 예정이다. 올해는 대전 본원의 고용노동부 등 10개 기관 31개 업무를 G-클라우드로 시범 전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