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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왜 위법을 강행하나…공공와이파이 법적공방 ‘일촉즉발’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일촉즉발이다. 서울시가 위법 논란을 빚은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끝내 강행키로 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일방통행에 정부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형사고발을 포함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양측 갈등이 최악의 사태까지 치닫는 양상이다.

26일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11월1일 성동구와 구로구를 시작으로 그달 중순까지 은평구 강서구 도봉구에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는 그러나 위법성 논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마찰을 빚은 사업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미 사업추진 단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와이파이 자체운영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위법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양측은 최근까지 실무협의체를 꾸려 해당 사업의 위법성 문제를 논의해왔다.

그런데 서울시가 협의체 논의와 별개로 시범서비스를 강행키로 하면서 과기정통부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범서비스는) 협의체에서 논의된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서울시의 강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서울시가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즉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이미 1년 가까이 해당 사업의 위법성에 대해 서로 따져봤고, 현행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서울시도 안다”면서 “위법성을 알면서도 강행하는 것으로 보고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현행법에 따른 사용정지 명령과 과징금 부과, 관계자에 대한 형사고발까지 모든 법적조치를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만 그전에 협의체를 통해 논의할 생각은 있다”고 길을 열어뒀다.

◆ ‘합법’이라더니 ‘입법 보완’하자? 앞뒤 안맞는 서울시

서울시는 그러나 자체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합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이날 ‘까치온’ 사업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과기정통부와 법령 해석상 이견이 있긴 하지만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과기정통부도 사업의 취지와 필요성은 동의하고 있다”고 정부와 온도차를 보였다.

논란이 된 법령은 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다. 이 조항은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가 그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자가망을 구축할 순 있지만, 통신매개 행위에 해당하는 와이파이 사업은 할 수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해석이다.

다만 동법 제30조5항에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전기통신사업자의 사업경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예외로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바로 이 점을 들어 자체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예외적인 경우로서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위임한 대통령령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상 없는 근거를 들어 사업을 강행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 9월 국회와 과기정통부에 전기통산사업법 제65조 개정과 공공 와이파이법 제정 등 입법적 보완을 건의한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그러나 “합법이라면서 정작 법을 개정해달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논리적 모순”이라고 짚었다. 설사 추후 법 개정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개정도 전에 시범서비스를 추진하는 것은 일방적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팀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하고 있고 지방자치법상으로도 주민이 공공시설물을 누릴 권리가 있는데, 공익을 위한 공공와이파이가 문제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도 “협의체를 통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의 취지 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은 정부가 규제로서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진입 요건을 엄격히 해 책임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여기에 공익의 의미를 무한대로 확장해버리면 모든 게 다 공익이 되고 입법취지가 매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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