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알뜰폰 시장이 애플 신제품으로 미소 짓고 있다. ‘아이폰12’에 이어 이번엔 ‘아이폰12미니’가 출시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고용량·무제한 요금제 위주로 가입자가 몰리는 추세다. 특히, 한손에 들어오는 미니 모델이 여성 가입자 수요를 새롭게 끌어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2미니·프로맥스가 출시된 이달 20일 이후 주요 알뜰폰 업체들의 신규 유심 가입자가 급증했다. 전달 30일 출시된 아이폰12·프로에 이어 자급제와 알뜰폰 유심 조합을 통한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단 분석이다.
알뜰폰업계 1위 KT엠모바일은 아이폰12미니·프로맥스가 정식 출시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LTE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 2종에 대한 신규가입이 크게 늘었다. 월 2만7300원(프로모션가)의 ‘데이터 맘껏 15GB+’와 월 3만5980원(프로모션가)의 ‘모두다 맘껏 11GB+’를 기준으로 일평균 신규가입자는 10월 한달 평균보다도 약 27.4% 증가했다. 출시 전인 11월1~19일과 비교해도 18.4%가 더 늘었다.
특히, 아이폰12미니 출시와 함께 여성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출시일 이후 일주일간 두 요금제의 신규 가입자 가운데 여성 비중은 전체 가입자 평균보다 각각 6.7%, 9.6% 상승했다. 통상 알뜰폰 요금제는 여성보다 남성 가입자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폰12미니 출시가 작은 사이즈 선호도가 높은 여성 고객층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통신업계에서는 미니의 성별 비중은 여성과 남성이 6대4, 프로맥스의 경우 그 반대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KT엠모바일은 아이폰12·프로 출시 당시에도 신규가입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출시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주일간 LTE 고용량 요금제 3종 가입이 마찬가지로 10월 한달 평균보다도 38% 급증한 바 있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아이폰12미니·프로맥스 출시 후 일주일간 일평균 유심 가입자가 10월보다 35% 성장했다. 아이폰12·프로가 나온 지난달 30일부터 보면 LTE 무제한 유심 가입자를 중심으로 10월 평균 대비 가입자는 27% 올랐다. 이중 약 65%가 2030 연령층으로, 역시 젊은 세대의 유심 가입이 확 늘었다.
알뜰폰업계는 이번 가입자 증가가 고용량·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등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이뤄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 단말인 아이폰은 그동안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LTE 자급제 증가와 함께 LTE 유심 선호가 높아지면서 고ARPU 가입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2030의 가입비중이 커지면서 알뜰폰에서도 한달 10GB 이상 데이터 무제한 상품이 늘어난 덕”이라고 해석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0월 기준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 한 순증 건수는 1만3039건을 기록했다. 알뜰폰에서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는 줄고, 반대로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긴 가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10월말부터 아이폰12 시리즈 출시효과가 더해지면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