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5G 때문에 LTE 느려졌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최민지기자] LTE 속도가 처음으로 느려졌다. 5G 속도는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된 데 반해, LTE는 오히려 후퇴했다. 정부는 LTE와 망을 나눠 쓰는 현재 5G 방식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5G 때문에 LTE가 느려진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실시한 2020년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약 54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한 LTE는 이번 품질평가에 주춤했으나, 1000만명 가입자 시대를 연 5G는 속도‧커버리지 등에서 상반기보다 개선된 결과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다중이용시설 등 인빌딩(실내) 기지국, 지역간 품질격차 등은 여전히 해소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LTE 느려진 것 같더니…‘진짜’=이날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LTE 다운로드·업로드 평균 속도는 평균 153.10Mbps, 39.31Mbps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43Mbps, 3.52Mbps 떨어졌다. LTE 속도가 하락한 적은, 서비스 출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사별 평균 LTE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SK텔레콤 207.74Mbps, KT 142.09Mbps, LG유플러스 109.47Mbps 순이다. 지난해에는 각각 211.37Mbps, 153.59Mbps, 110.62Mbps으로 KT 감소폭이 가장 크다. 올해 평균 LTE 업로드 속도는 SK텔레콤 47.21Mbps, KT 30.84Mbps, LG유플러스 39.87Mbps로 지난해에는 각각 52.99Mbps, 34.28Mbps, 41.21Mbps였다. 가장 크게 저하된 곳은 SK텔레콤으로, 5.78Mbps 줄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5G 출시 이후 LTE 체감 속도가 느려졌다는 불만사항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5G 상용화 초기에는 구축 과정에서 통신망 오류 등으로 일시적으로 끊김 및 LTE 속도 저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일부 LTE 사용자들은 5G 출시 후 속도가 느려졌다는 불만을 표현해 왔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5G 서비스로 인해 LTE 속도가 느려질 수 없다며 일축했었다.
그런데, 이날 과기정통부는 LTE와 5G를 혼용한 비단독모드(NSA) 방식이 LTE 속도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현재 한국은 3.5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NSA 방식으로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5G망을 확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e-브리핑을 통해 “LTE 속도의 경우, 평가적으로 다운로드 속도가 작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도심지역에서는 아직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5G를 서비스하고 있다. LTE 자원을 일부 활용하는 부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농어촌’이다. 도심과 농어촌 간 다운로드 속도 격차는 51.77Mbps로 지난해 43.75Mbps보다 더 벌어졌다. 도시 유형별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는 ▲대도시 186.10Mbps ▲중소도시에서는 154.01Mbps ▲농어촌 118.29Mbps이다. LTE 속도는 전년대비 모두 떨어졌으며, 농어촌은 10.23Mbps나 감소했다.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농어촌 지역 같은 경우 차이가 난다. 농어촌 유지보수 등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5000만명 이상이 LTE를 사용하고 있다. LTE 품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내년에도 엄격한 측정을 해 통신사들이 도심이든 농어촌이든 품질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와 맞물려 정부의 5G 투자요구가 심화되면서, LTE 유지보수에 쓰일 설비투자비(CAPEX)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SKT 5G 속도, LGU+ 커버리지 ‘승기’=5G 품질은 상반기보다 소폭 나아졌다. 속도, 커버리지, LTE 전환율 모두 상반기 5G품질평가 때와 비교하면 상향됐다.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상반기(656.56Mbps) 대비 33.91Mbps 향상된 690.47Mbps 수준이다. LTE보다 약 4.4배 빠르다. 평균 업로드 전송속도는 63.32Mbps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795.57Mbps로 1등을 거머쥐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5G 속도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대비 6.60Mbps 빨라졌다. KT는 15.38Mbps 상승한 667.48Mbps, LG유플러스는 79.89Mbps 개선한 608.49Mbps다. LG유플러스는 타사 대비 20% 적은 5G 주파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대비 하반기 5G 다운로드 속도가 15% 이상 증가해 통신사 중 가장 높은 속도 개선을 이뤄냈다.
5G 고객이 주요 불만사항으로 꼽는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비율의 경우, 다운로드 때 평균 5.49%로 집계됐다. 상반기 6.19%보다 줄었다. 업로드 때 평균은 5.29%로, 역시 상반기 6.19%보다 감소했다. 통신사별 5G→LTE 전환율은 ▲KT 8.22% ▲LG유플러스 4.29% ▲SK텔레콤 3.95% 순이다. KT가 5G에서 LTE로 넘어가는 비중이 제일 크다.
5G 커버리지는 LG유플러스가 우세했다. 우선,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은 서울시 3사 평균 478.17㎢ 면적, 6대 광역시는 약 1417.97㎢, 78개 중소도시는 약 3513.16㎢이다. LG유플러스는 6064.28㎢로 가장 서비스 범위가 넓었다. SK텔레콤은 5242.68㎢, KT 4920.97㎢ 순이다.
◆5G 서비스, 실내 기지국‧지역격차 ‘숙제’=실내에서 5G가 터지지 않고,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없다는 불만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전국 다중이용시설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약 60%에 그친다. 백화점이나 학교, 공항 등 주요 5G를 이용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은 총 2792개로, 61.8%다. 이 시설 내에서 5G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접속 가능한 면적 비율은 90.99%로 상반기 67.93% 대비 확대됐다.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체 시설 수는 3사 평균 3486개다. 통신사별로 KT 4571개, SKT 3814개, LGU+ 2072개다.
지하역사는 총 424곳에 5G를 구축했다. 상반기보다 35.5% 늘었다. 수도권 지하철에는 평균 233곳에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이는 수도권 지하철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비수도권 지하철에는 모두 구축을 완료했다.
수도권 및 주요 광역시 등 인구가 많은 대도시와 지역간 5G 품질격차는 여전했다. 서울의 경우 평균 다운론드 속도가 747.44Mbps, 부산광역시 721.42Mbps, 대구광역시 711.53Mbps, 인천광역시 758.74Mbps 등 주요 광역시들은 평균 700Mbps 이상 속도가 나왔다. 하지만, 충청북도 758.71Mbps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은 700Mbps를 밑돌았다. 강원도의 경우 618.21Mbps, 충청남도 602.13Mbps, 전라남도 613.89Mbps, 전라북도는 600Mbps 이하인 583.08Mbps에 그쳤다. 세종자치시는 583.85Mbps다.
다운로드 때 LTE로 전환되는 비율의 경우, 전체 평균 5.49%를 넘어섰다. 전북은 7.69%, 전남은 8.40%를 기록했다. 경남 6.83%, 제주 6.66%로 뒤를 이었다. 5G 이용자가 많은 서울은 7.91%에 달했다.
홍 정책관은 “현재 5G 서비스는 아직 2년차 서비스다. 커버리지와 전송속도 둘 다 중요하다. 어디 지역에서 되는지 ‘양적 지표’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되는지 ‘질적 지표’ 둘 다 잡아야 한다”며 “품질평가가 실시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2회에 걸쳐 평가했다. 그만큼 5G에 대한 품질을 조기에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커버리지와 속도 등 양적‧질적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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