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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서두르는 현대오토에버와 한화시스템, 모빌리티 기반 퀀텀점프 도전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서비스업체의 새로운 수익사업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오토에버와 한화시스템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특히 이들 기업은 전통적인 시스템 통합(SI) 사업 외에 대외 사업을 적극 개척하고 있어 관심이다. 이들의 승부수가 세계 시장에서 IT서비스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양사가 모빌리티를 미래 경쟁력의 승부수로 끌어 올렸다는 공통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구글이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만 달러(약 565억 원)를 투자하며 기술 협업 및 비즈니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수출입은행은 현대자동차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현대차에 2023년까지 3조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을 발표하는 등 산업계 전반적으로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 IT서비스업체들이 실제 사업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3년 동안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에 4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를 구축하고, 에어모빌리티 기체와 인프라·관제·서비스 및 항공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도 2500억원을 투자한다. 새로 투자하는 사업을 포함해 2030년까지 매출 2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Phasorsolution)을 인수했다.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Kymeta)에는 지분 투자를 했다. 또, 한화시스템은 2019년부터 미국 오버에어(Overair)사와 함께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개발하고 있다.

통신과 모빌리티를 결합해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이 에어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교통관리·관제 시스템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수백m 고도에서 날아다니는 에어모빌리티는 지상 통신망으로 신호를 주고받기 어려워 위성통신 기술이 꼭 필요하다.

특히 미래 통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6G 시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한화시스템의 시도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6G 기술이 아직 정형화되진 않았지만 기존 5G가 커버하지 못하는 고고도 통신, 수중 통신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모빌리티에 최적화된 통신규격도 아직 이견이 많은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은 2500억 원을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은 새로운 통신시장에서 인증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기업 인수 및 협력 전략은 도심항공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공간 확장에 따른 시장 선점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심항공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우리의 일상생활의 공간이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자연스럽게 연계 사업 발굴이 이뤄질 전망이고 여기에 기반이 될 수 있는 통신 네트워크와 인증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새롭게 일상생활로 들어오는 공간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마련을 위한 통신과 유통 인프라를 선점할 수 있다.

또, 한화시스템의 이러한 투자는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그룹차원의 신사업 검토에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지 여부를 중요시 여기고 있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차세대 모빌리티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IT서비스회사인 현대오토에버도 오는 4월1일자로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과 합병을 완료해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현대오토에버는 소프트웨어 개발 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과 관련한 IT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는 26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제21기 정기 주주총회·이사회를 열고 서정식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서정식 부사장은 앞서 KT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현대차로 옮겨 CIO 역할을 해왔다.

현대오토에버는 전통적 SI 사업 외에 모빌리티 플랫폼의 인프라 SW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장 SW 분야는 종류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인프라 차원의 기술 확보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장SW가 운영되기 위한 핵심 뼈대라 할 수 있는 SW플랫폼 개발이 중심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를 클라우드와 엣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등으로 전장SW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사실 전장SW 분야에서 자율주행기술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주지하다시피 자동차는 전자화가 가장 더디게 진행되던 분야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2만~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반면 전기차는 부품수가 1만4000~2만 개로 30% 가량 작다. 이중 일부는 부품이 아예 없어지는 것이지만 일부는 물리적 부품을 SW로 대체하게 된다.

따라서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에서 운용되는 SW의 가짓수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다양한 SW가 서로 원활하게 연결되기 위해선 플랫폼이 중요하다. 현대차가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춘 것처럼 현대오토에버도 전장SW가 올라갈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00% 전기차를 위한 SW 플랫폼 시장은 아직 이렇다할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완성도 높은 플랫폼 기반의 시장 진출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 기존 내연엔진 기반의 부품 협력사들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이는 협력사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필연적으로 이끌어낼수 밖에 없다.

결국 부품 협력사들의 SW역량과 기술 확보가 중요해지며 이러한 역량을 현대오토에버의 SW플랫폼 위에서 어떻게 발휘시킬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AWS, MS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같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의 전문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으로 기술 발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모빌리티 환경에 맞는 클라우드 환경 및 서비스 구축의 필요성이 높다"며 "엣지 기술 등을 활용해 전문 모빌리티 클라우드 플랫폼이 전기차 업계의 중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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