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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텃밭 경쟁’ 日 탈환 노리는 네이버, 동남아 넘보는 카카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해외 웹툰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뒤로 카카오가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네이버웹툰의 텃밭인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출발부터 큰 관심이 모아진다. 반대로 네이버웹툰은 카카오 픽코마에 밀린 일본 웹툰 시장을 노린다. 상대 진영에 깃발을 꽂으려는 글로벌 웹툰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은 올해를 동남아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웹툰 사업 확대에 나선다. 우선 태국과 대만을 시작으로, 인도와 동남아 전역으로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카카오웹툰은 지난 7일 태국 출시 이후 다운로드 수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2위를 각각 차지하며 높은 관심을 얻었다. 누적 일거래액은 출시 4일 만에 3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9일 출시된 대만에서는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은 통상 네이버웹툰의 텃밭으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일찌감치 라인웹툰이라는 이름으로 태국과 대만 시장에 진출했고, 이듬해 인도네시아로 영역을 확장했다. 라인 메신저의 강력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해서다. 올해 3월 기준 태국과 대만에서 라인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각각 4900만명, 2100만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카카오웹툰 입장에서도 라인웹툰은 쉽지 않은 상대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다운로드 수는 첫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이고, 사용자 수나 거래액을 놓고 보면 아직은 라인웹툰이 카카오웹툰보다 한참 앞서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웹툰이 서비스를 출시하자마자 곧장 두 지역에서 1위에 오른 기세를 감안하면 현지 시장에서의 반등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양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태국 법인장은 “7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동종업계에서의 간극을 더욱 넓힐 계획”이라며 1위 굳히기 의지를 다졌다.

일본 시장을 선점했던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제친 카카오재팬의 픽코마 사례도 기대감을 모으는 데 한몫한다. 네이버는 2013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불과 1년 전만 해도 현지 웹툰 시장 1위를 유지했지만,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픽코마에 지난해 7월부터 1위 자리를 내줬다. 픽코마의 거래액은 2018년 630억원에서 2019년 1440억원, 지난해 4146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그간 일본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던 네이버로서는 뼈아픈 추월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와 경쟁 중인 일본 웹툰 시장을 비중 있게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지에서 사용자 수는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고 거래액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일본시장 1위 탈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소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북미와 유럽, 남미 지역으로도 진출하며 글로벌 MAU가 7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성과를 냈지만 유일하게 카카오에 밀린 곳이 일본 시장”이라며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일본 시장 탈환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 역시 기존 내수 이미지를 버리고 글로벌화를 꾀하려면 카카오웹툰의 성적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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