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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뚫은 SKT 주가, 기업분할-주주친화 정책에 연초보다 40%↑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기업분할과 주주친화 정책에 힘입어 SK텔레콤이 주가가 천장을 뚫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40% 이상 상승세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1984년 설립 이후 37년만에 업(業)을 새롭게 정의하기 위한 인적분할을 결의하고 ‘SKT 2.0’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인적분할로 SK텔레콤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AI∙디지털인프라 회사’와 ‘반도체∙ICT 혁신기술 투자전문회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 사업과 반도체 및 새로운 정보통신기술(뉴ICT) 사업 각각에 맞는 회사 틀을 갖추고 시장에서 통신을 제외한 SK하이닉스 지분가치와 비통신사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복안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인적분할 결정의 가장 큰 목적으로 회사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에 SK텔레콤 주가는 인적분할 이사회 의결을 발표한 10일 장중 한때 33만9500원까지 치솟으며 종전 최고가 32만원(2000년 7월27일 종가)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음날 11일 종가는 33만4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 종가 대비 40% 이상 상승한 수치다.

증권 업계는 SK텔레콤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적분할은 SK의 순자산가치(NAV) 성장과 현금흐름 개선 모두에 긍정적 이벤트”라며,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제시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영업가치로 평가되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웨이브,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가 분할을 기점으로 지분가치로 평가되며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존속법인이 보유한 높은 배당 수익률(4.9%)과 SK하이닉스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신설법인 반도체 부품·장비 영역 투자 포트폴리오 매력을 감안할 때 최근 주가 상승은 정당하다”며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구독형 서비스와 메타버스 서비스가 출시되는 오는 7월까지 주가 상승 모멘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주 소각 및 액면 분할, 분기배당 시행 등 SK텔레콤 주주친화 정책도 주가 상승 흐름을 지속 견인하고 있다. 지난 5월 SK텔레콤은 사실상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에 해당하는 약 2조6000억원 규모(5월3일 종가 기준) 자사주 869만주를 전격 소각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자사 주식을 매입해 소각, 전체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올림으로써 주주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확고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기업가치를 한 차원 높이기 위한 액면분할 계획도 발표했다. SK텔레콤과 자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가치를 인정하는 투자자는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민주’로 탈바꿈하게 한다는 목적이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SK텔레콤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되며, 이에 따라 주주구성 측면에서 소액주주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는 2분기부터 분기배당도 실시한다.

연초부터 계속되는 SK텔레콤 주가 상승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한 SK텔레콤 주식은 총 4조4523억원 규모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보유 비중도 45%를 넘어서며,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SK텔레콤 기업분할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적극적으로 보유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견조한 실적도 이어진다. 지난해 SK텔레콤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지난 1분기 매출 역시 4조4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지난해 뉴ICT 사업 매출 비중은 약 37%, 이익 비중은 24%에 육박했으며, 올 1분기 역시 뉴ICT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4.1% 급증했다. 5G 기반 안정적 통신사업 및 뉴ICT 성장은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대표는 올해 매출 20조 달성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주주를 포함한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투명하게 소통하며 연내 인적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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