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테크 기업형 PC방 확장에…업주들 “소상공인 죽이는 것” 거센 반발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주연테크(대표 김희라)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VR(가상현실)‧PC 카페 ‘브리즈’가 인근 피시(PC)방 업주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기업형 피시방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골목상권에 진출하면 소상공인들은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게 기존 업주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고사양 인기게임 ‘배틀그라운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높은 수준의 장비를 갖춘 피시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됐다.
피시방 게임전문 리서치 기업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18일 기준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등을 제치고 점유율 24.2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용자가 3만원 상당의 게임을 직접 구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시방 내 실제 인기는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일부 피시방을 중심으로 유료 계정을 이용자에게 대여해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주연테크는 브리즈 ‘프리미엄 존’에 ‘인텔 I7 프로세서 중앙처리장치(CPU)’, ‘지포스 GTX1080TI’ 그래픽카드, 램 16기가바이트(GB) 144헤르츠 모니터 등 초고사양을 갖춘 PC를 대거 도입했다. 다른 피시들 역시 ‘인텔 코어 I5’, '지포스 GTX 1060'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 엔비디아가 고사양을 갖춘 피시방에 제공하는 인증 중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았다는 점도 적극 홍보했다.
브리즈가 들어선 인근 피시방들은 ‘배틀그라운드 전용석’을 설치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기업의 자본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주연테크가 브리즈 피시방 1시간 이용료로 100원 행사를 진행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통상 일반적인 피시방의 경우 고성능 ‘배틀그라운드’ 좌석 이용료를 1400~1600원 수준으로 올려 운영하고 있다. 이에 피시방 업주들은 업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변 사장님들 죽으라는 말 밖에 안된다” “공정위에 제소해야 한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문제가 된 100원 행사는 9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행사 당일 오후 시간당 500원으로 수정됐다가 전면 중지됐다.
주연테크 측은 “기존 업계에 피해를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 논란의 소지를 제공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벤트 관련해서 최대한 주변 점주 분들과 상의하고 협의해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연테크의 빠른 대응으로 급한 불은 꺼졌으나 기업이 피시방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논란은 업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업이 피시방 사업에 들어오는 것은 소상공인, 골목상권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대형마트처럼 “기업형 피시방에 야간 영업정지, 첫째 셋째 일요일 강제 휴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주연테크는 올해부터 기존 피시방에 VR기기를 도입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2월 홍대본점을 시작으로 종로점, 수원영통점, 마곡점, 신천점에 이어 신촌점 개점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당장 수익을 이끌어내기 힘든 VR방보다 고사양 장비를 통한 피시방 사업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브리즈 종로점의 경우 VR기기는 2대지만 고사양 PC는 약 300대 규모다. 수원영통점은 PC만 약 500석 규모에 달한다.
주연테크는 지난달 약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했다. 신주배정기준일은 10월17일이었으나 지난 13일 11월1일로 연기했다. 200억원 중 100억원을 공장매입에, 나머지 100억원을 브리즈 사업 확장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총 10곳의 직영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피시방 협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의 김병수 중앙회장은 “과거 NHN엔터테인먼트의 사례에서 보듯 피시방은 기업에서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여러 곳이 들어선 것이 아니라 크게 염려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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