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탐방] 비용은 회사가, 직원은 성장만…‘화해’ 버드뷰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화장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화해’를 모르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화장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알려주고, 사용자가 작성한 리뷰를 제공하는 화장품 종합 정보 플랫폼입니다. 주변 반응을 살펴보니 여자들은 ‘필수 앱’, 남자들은 아직 ‘그게 뭐야’ 라는 답변이 나옵니다.
화해는 ‘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뜻입니다. 6년 연속 화장품 정보 서비스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누적 다운로드 700만명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큐레이션 커머스 ‘화해쇼핑’도 운영합니다. 평점과 리뷰데이터가 낮으면 상품 입점을 제한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화해 운영사는 버드뷰(대표 이웅)라는 곳입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쪽에 본사가 있습니다. 버드뷰는, ‘버드 아이뷰(Bird's eye view)’의 줄임말인데, 새처럼 시야를 넓게 보고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는 구성원 ‘성장’에 상당한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직원이 원하기만 하면 무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우선 독서구입비가 무제한으로 제공됩니다. 금요일마다 업무시간에 30분씩 독서시간도 줍니다. 이 시간이 되면 모든 전사 직원들이 라운지로 내려와 독서를 합니다. 교육비도 무제한입니다. 업무 유관성만 있다면 학원도 다니고 온라인 강의도 듣고 세미나도 참석할 수 있죠. 외부 경진대회 참석도 회사가 적극 지원해 줍니다.
건강도 회사가 챙깁니다. 성장에 건강이 필수적이라는 거죠. 직원 건강검진, 운동비를 지원합니다. 안마기계가 구비된 수면실이 있고, 업무시간 중 낮잠시간 30분도 줍니다. 좀 독특한 복지가 많습니다. 화장품 정보 회사다 보니 화장품 구입 비용(월 5만원)을 지원하고, 통근 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면 통근비도 따로 월 5만원 지급합니다.
좀 파격적이라고 느꼈던 제도는 ??비 무제한인데, 이는 회사 측에서 기사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이 제도만 보고 회사 오려는 지원자가 많아지면 안 된다는데, 사람에 따라 그 정도로 매력적인 복지일 수도 있겠습니다.
버드뷰의 비전은 ‘자율적 성장 플랫폼’입니다. 직원은 ‘자율성장’하고 동시에 동료들과 ‘동반성장’하자는 것이 회사 미션입니다. 버드뷰는 ‘성장 욕구가 크고, 스스로 성장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회사가 구성원의 성장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문제는 회사에서 공들여 키운 인력이 다른 곳으로 유출되는 경우죠. 스타트업은 특히 이런 상황이 빈번합니다. 버드뷰도 이에 대한 별다른 대응책은 없다고 합니다. 구성원이 남고 싶은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
다만 채용 단계에서 굉장히 꼼꼼하게 살펴 구성원을 뽑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채용 과정이 다소 긴 편이고, 적임자가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계속 채용을 진행합니다. 회사와 잘 맞는 사람을 뽑는 것이 인재 유출 방지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버드뷰 관계자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아직까지 퇴사자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버드뷰, 목표수립 방식으로 KPI 대신 OKR 쓴다는데… = 사내 자율적인 분위기는 구성원 창의성과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버드뷰가 성장 못지않게 강조하는 것이 ‘자율’인데, 이를 위해 목표 및 핵심 결과지표인 OKR(Objective Key Result)이라는 개념을 활용합니다.
OKR은 구글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버드뷰 측은 이를 “결과 중심이 아닌, 목적을 가진 목표 중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기업에서 흔히 쓰는 핵심성과지표(KPI)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KPI는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해석됩니다. 매출이 100만원이라면 과정 상관없이 목표만 달성하면 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OKR은 무엇 때문에 100만원 달성이 필요한지 전체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약하면, KPI는 목적을 달성하지 않으면 아무 성과가 없는 것이고, OKR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방향성에 맞는 다양한 결과를 얻게 된다고 합니다. 목표 달성 책임이라는 중압감이 덜해지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더 높은 목표치를 바라볼 수도 있죠.
이 회사의 자율성은 휴가 문화에도 반영이 됩니다. 사전 합의만 이뤄진다면 누구의 승인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습니다. 1번에 최대 2주까지 연속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1시간 늦게 출근을 해도 되고, 매일 업무 시간 중 낮잠시간을 허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자율과 '책임' 대신 '공유'하는 기업문화 = 버드뷰는 자율에 따라오는 문화로 ‘책임’이 아니라 ‘공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업무 일정, 개인별 목표, 일정, 사소한 구매 내역까지 모든 내용을 구성원끼리 공유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합니다. 회사의 주요 자료들 역시 전 구성원에게 모두 공개돼 있습니다.
통상 많은 기업들이 주요 회의에 팀장급 매니저만 참석하고, 회의 결과를 수직 전달하는 방식을 씁니다. 이와 달리 버드뷰는 주간회의에도 전 직원이 참석합니다. '프로덕트 리뷰'라는 이름의 서비스 개발 회의도 마찬가지. 개발에 대한 이해도는 서로 다르지만, 모든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경청하고 적극 회의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이같은 투명한 정보 공유는 장점도, 단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내 중요한 보안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겠죠. 처음 버드뷰에 합류한 직원들이 이런 문화에 놀라기도 하고, 사실상 이를 막을 수 있는 완벽한 대책은 없다고 합니다. 구성원 간 싶은 신뢰가 받쳐주지 않으면 구현이 어려운 문화라고 봐야겠죠.
버드뷰는 이런 공유문화가 실보다 득이 많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성원이 회사의 공동 목표와 목적에 공감하고, 본인이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죠. 이는 '주인의식'을 갖고 사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소한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버드뷰 관계자는 "구속력을 갖는 규율은 없지만, 자율과 공유를 기반으로 어떤 조직보다 조화로운 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이 바로 버드뷰"라고 말했습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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