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 여전... 보안업계, 실적 양극화 고착화되나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국내 주요 정보보안 기업들의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대형 보안업체인 SK인포섹, 안랩, 시큐아이는 매출액, 영업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상위권 자리를 견고하게 지켰다. 반면 주요 국내 정보보안 기업들은 전년대비 냉온탕을 오가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보안 기업 3사인 SK인포섹, 안랩, 시큐아이와 주요 정보보안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SK인포섹은 정보보안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액이 2000억원을 상회한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2.9% 증가한 2401억원, 영업이익은 4.7% 증가한 246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안랩, 시큐아이가 매출액 1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모두 증가했다.
세 기업의 매출액을 합하면, 5000억원을 상회한다. KISIA에 따르면, 2018년 정보보안 매출액은 전년대비 5.3% 증가한 약 3조원이다. 이 중 세 기업이 약 16%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84%는 464개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허리띠 졸라매거나 몸집 키우거나=중견기업들은 미미한 성장을 보이거나 뒷걸질치는 모양새다. 윈스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영업이익률은 50% 가까이 끌어 올렸다. 한컴시큐어 또한 지난해 매출액이 소폭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대폭 상승했다.
특히 윈스의 경우 2018년 매출액 8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결과적으로 약 100억원 부족한 7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에 윈스 측은 “매출액이 목표치에 못 미친 원인은 상품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타사 상품매출, 수익성 낮은 SI 사업은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매년 매출이 늘면서 외형이 커지는 것도 좋으나 수익화가 더 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몸집을 불리고 투자에 집중한 기업들도 있다. 이글루시큐리티의 작년 매출액은 646억원으로 전년대비 7.7%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지니언스도 매출액은 올랐으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약 40% 하락했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작년 매출액은 542억원으로 전년대비 24.6%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대비 68.8% 하락했다.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수치상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나 2017년 실적에 7월 에스에스알, 모비젠 인수로 하반기 실적만 반영됐다”며 “4분기 비즈니스가 몰린 보안업계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 영업익 모두 감소...실적부진 보인 기업=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한국전자인증의 작년 매출액은 265억원으로 전년대비 0.7% 하락,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대비 28% 하락했다. 시큐브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대비 약 15%나 떨어졌다.
특히 SGA솔루션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453억원으로 전년대비 18% 미끄러졌다. 영업이익 또한 작년에 92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적자전환을 했다.
회사 측은 실적부진 배경에 대해 공공부문 차세대 사업 발주 지연과 민간사업자들의 예산감축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연결 종속회사 실적 부진, 주력인 서버보안제품 고도화 및 차세대보안 솔루션 개발, 총판체계 마련 및 마케팅 비용 등으로 투자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작년 경기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보안 예산집행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네임벨류가 약한 중소·중견기업의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의 솔루션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봤다. 이어 대기업 자회사의 경우 모기업과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또한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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