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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율주행 기술 얼마나 발전했나…셔틀은 내년께 상용화 가능”

이중한

[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국내 자율주행차 개발은 국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들은 아직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데다 규제에 막혀 있다. 국내 일반도로에서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는 ‘제로셔틀’이 유일하다. 제로셔틀은 경기도 지자체 예산으로 판교 제로시티에서 시험운행 중인 레벨 4단계 자율주행 셔틀이다.

11일 제로셔틀을 운영하는 경기도 자율주행센터에 따르면 내년이면 자율주행 셔틀이 상용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공 비즈니스 영역에서 기업과 이용자의 수요 증대를 위해 서비스를 알리고, 국산화를 위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도로상황·보행자 정보 통해 안정성 확보 완료…남은 건 데이터 고도화”=제로셔틀은 경기기업성장센터에서 출발해 아비뉴프랑을 거치는 5.5㎞ 주행하며 신호등 인식, 차선변경, 교차로 운행을 수행한다. 아직은 체험 수준의 운행에 그치고 있다. 사전에 신청을 해야하며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2~4시 하루 4회로 출퇴근 시간을 피해 운행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경기도 자율주행센터가 정식으로 개소했지만, 제로셔틀 운행 방식은 바꾸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현재는 센터에서 수기로 사전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6월 말 오픈 예정인 홈페이지가 열리면 온라인으로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해 편의성이 높아지는 정도다.

제로셔틀을 개발한 김재환 차세대융합기술원 자율주행개발실 실장은 “탑승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나, 통합관제센터와 여러 센서 연동으로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일부 상황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는 기능들이 들어가 있지만 완벽하진 않다”며 “실증데이터를 확보하고 고도화해가며 추후에는 AI가 모든 돌발상황을 감지할 수 있도록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일반인에게 최초 공개했을 당시만 해도 이유없이 멈칫거리는 경우가 수회 있었으나, 개소 후에는 이런 현상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임시관제 센터 체제로 불안한 측면이 있었으나 정식 개소와 함께 통합관제센터를 열어 안정화를 이뤘다.

기존에는 자율주행차에 장착된 센서로만 판단했으나 영상 센서와 동작감지 센서를 통해 대처 능력을 강화했다. 운행 전 구간에 CCTV와 유사한 영상 센서를 구축해 도로 내 문제 발생 여부를 감시하고 셔틀에 상황을 전달한다. 사물인터넷(IoT) 센서인 ‘보행자 케어’를 운행구간 내 모든 횡단보도에 장착해 신호등 적신호에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도 파악해 셔틀이 대비할 수 있게 했다.

김 실장은 “올해는 아직 데이터를 쌓고 사람들의 신뢰를 높이는 단계”라며 “내년이면 상용화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도 자율주행센터는 인공지능 고도화와 함께 센서, 공간정보 등 관련 스타트업과 제로셔틀의 차기 후속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제로셔틀을 통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지와 수요를 높여 경기도 내 시·군에서 시작해 전국에 공공 부문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다.

◆“공공영역 확신 통해 대기업 적극적 투자 유치 목표”=경기도 자율주행센터의 목표 중 하나는 스타트업을 육성해 이들이 제품화에 성공하고 기술이전 등 대기업과 협력체제를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로셔틀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 또한 스마트시티 내 공공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대해 알려 이용자와 기업의 수요를 높이는 것이다.

제로셔틀 차기 모델 개발 협업을 위해 지난 5월 심사를 거쳐 7개의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이달부터 센터 개소 이후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입주 기업은 ▲셔틀이나 다양한 펄스널 모빌리티에 적용하기 위한 4D 레이다 센서를 개발하는 ‘비트센싱’ ▲3D 라이다 센서를 만드는 ‘에스오에스랩’,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하는 ‘서울로보틱스’ ▲센서와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차를 위한 지도, 인지 공간정보를 만드는 ‘모빌테크’ ▲수집한 데이터를 AI 고도화를 위한 학습데이터(어노테이션)로 구축하는 ‘블루웨일’ ▲V2X 통신을 위한 단말기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웨이티즈’ ▲자율주행 모빌리티 차체를 만드는 ‘컨텍디앤엠’ 등이다.

김 실장은 “실증단지는 경기도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스타트업들이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센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대기업이라도 본인들이 모든 것을 개발할 수 없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전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셔틀을 포함해 아직까지 대부분의 자율주행용 부품은 해외업체로부터 수입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비용부담이 높은 데다 국내 기술이 계속 뒤처져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 경기도 자율주행센터는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제로셔틀 차기모델에 국내 제품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특히 센서는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공공 영역에서 국내 스타트업 제품을 적용하는 자율주행 셔틀이 늘어날수록 경쟁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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