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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위엄…토지 공시지가만 6.1조원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의 부동산 가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과거 이석채 전 회장시절 서울 주요 국사를 매각하며 부동산 자산규모가 크게 감소했지만 최근 몇 년새 땅 값 상승으로 매각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으로 KT가 보유한 토지면적은 612만6311㎡(185만3209평), 건물 358만3557㎡(108만6025평)로 집계됐다. 공시지가로 따지면 토지는 6조1587억원에 달한다. 건물은 기초장부가액으로 1조4049억원이다. 실제 거래금액을 감안할 경우 KT가 보유한 토지, 건물 자산의 가치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이석채 회장이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면서 KT의 토지 자산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석채 전 회장이 부임했던 2009년말 합병 KT의 토지 자산은 802만6769㎡(242만8097평), 건물은 899만9468㎡(272만2339평)이었다. 당시 토지 공시지가는 5조5052억원이었다. 건물의 장부가액은 3.3조원으로 부동산 자산가치가 9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KT는 이 전 회장이 연임을 앞둔 2011년까지 토지 80만㎡(24만2140평)을 매각했다. 특히, 2011년에 매각된 국사 등 부동산은 총 20개로 매각가는 4703억원에 달했다. 연임에 성공한 이석채 전 회장은 이후로도 꾸준히 부동산을 매각했다. 2014년말 기준으로 KT가 보유한 토지는 총 618만8077㎡로 2009년 당시보다 22.9% 감소했다. 건물은 361만8705㎡로 무려 60%가 사라졌다.

줄어든 면적만큼 전체 토지 공시지가도 4조4084억원으로 2009년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여기에 감정가보다 낮게 매각하고 매각한 부동산을 다시 비싸게 임차해 사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부동산을 팔아 매출목표를 맞추고 비정상적인 배당을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KT 부동산 자산 중 핵심시설로 평가받던 목동 정보전산센터도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2320억원에 팔렸다. 부동산 매각에 대한 직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석채 전 회장이 부동산 매각으로 논란을 빚은 것과 달리, 황창규 회장은 매각이 아닌 자체 개발로 선회했다. 대표적인 것이 전화국 부지를 활용한 호텔사업, 임대주택 사업이다. KT는 KT에스테이트를 통해 다양한 부동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가치도 과거보다 훨씬 상승했다. 단적으로 종로구 세종로 100번지에 위치한 KT WEST 사옥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4700만원으로 10년전과 비교해 1800만원이나 상승했다. 매년 부동산 가치가 16% 상승한 셈이다. 2015년 세운 EAST 사옥도 ㎡당 2080만원에서 5년만에 26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석채 회장 시절 서울에 소재한 토지의 73%가 매각된 점을 감안할 때 이 전 회장 시절 부동산 매각이 집중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부동산 자산 가치는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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