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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서비스 쏟아진 2019년 통신·콘텐츠산업…“과감한 도약”

채수웅
[기획/2019 IT시장을 이끈 혁신 제품 ②] 통신·방송·게임·포털 분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권하영 이대호 기자] 올해 통신방송 서비스를 관통한 주제는 혁신과 기존질서의 파괴였다.

올해 통신 시장을 관통했던 5세대(5G) 이동통신은 단순한 통신서비스 속도의 진화를 넘어섰다. 초연결성, 초저지연 특징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감형 콘텐츠들의 등장을 예고했다. 통신3사는 4월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며 경쟁적으로 5G 전용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미디어 등에 국한됐지만 5G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들의 등장은 예정된 수순이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시장을 강타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 콘텐츠 중심의 국내 미디어 시장은 OTT라는 새로운 질서에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넷플릭스의 공세에 디즈니의 시장 진출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며 SK텔레콤과 지상파가 연합한 대표 토종 OTT 웨이브가 등장했다. KT와 CJ ENM 등도 잇달아 시장을 노크하며 국내 OTT 시장도 중흥기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게임 분야에서는 리니지2M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각에서 과금 정책에 문제를 삼았지만 큰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중국산 모바일 게임의 공세가 큰 것도 올 한해 게임 시장의 특징이었다. 포털 사업자들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외형적 성장에 절적 성장도 함께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는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서 5G 브레인리스 로봇 등 기술개발의 집약체를 공개했고 카카오는 카카오톡 비즈보드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보였다.

통신서비스 ‘5G’로 통한다=2019년 4월3일 한국은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5G 가입자 수는 증가세에 있으며, 연내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5G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아직은 5G 킬러 콘텐츠를 찾는 과정에 있다. 이에 통신3사는 새롭게 떠오른 5G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각종 서비스와 상품을 속속 내놓았다.

상당수 5G 통신서비스는 소비자 접근이 용이한 미디어,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과 연관돼 있다. 소비자가 직접 5G를 체험할 수 있는 분야부터 공략한 것이다. 일례로, 이용자는 AR 동물원에서 사진을 찍고 AR로 좋아하는 아이돌과 춤을 춘다. VR로 게임을 하고, 프로야구는 360도로 관람할 수 있다. 초고화질 초고음질에 대한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등의 특징을 갖추고 있어 대용량 데이터를 소비할 때 장점이 부각된다. 이 때문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를 감상할 때 5G가 필수적이다. 통신3사 모두 VR과 AR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 한 점은 소비자가 체험 가능한 서비스뿐 아니라 5G를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기업(B2B) 상품에 이르기까지 산업 간 경계를 허문 융합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5G 통신서비스가 단순히 B2C(소비자) 상품에 그치지 않고, 제조‧의료‧건설 등 기존 산업과 협력해 신사업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글로벌 OTT 공세 속 유료방송시장 합종연횡=올해 국내 유료방송시장은 격랑의 한 해를 보냈다. 유료방송 한 축인 케이블TV가 쇠락하고, 또 다른 축인 인터넷TV(IPTV)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이들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 올해 상반기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순으로 IPTV 3사 중심의 삼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 IPTV가 주도하는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본격화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서 통신사 중심의 시장 재편 신호탄을 날렸다. 통신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가 케이블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점유율 판도가 들썩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SK브로드밴드 역시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내 유료방송이 세대교체를 이루는 동안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대표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오리지널콘텐츠 파워를 앞세운 넷플릭스가 국내 구독형 OTT 시장을 열었다. 유튜브는 광고형 VOD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 공룡 디즈니플러스 마저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선 외산 OTT 공습에 반기를 든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 3사가 손잡은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가 포문을 열었다. CJ ENM과 JTBC 역시 내년 신규 OTT 출시를 목표로 연합군을 결성한 상태다. 국내 유료방송 1위 업체인 KT마저 새 OTT ‘시즌’을 내놨다. 콘텐츠와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中 공세 물리친 韓 게임들=올해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공세가 유독 거셌다. 뛰어난 완성도는 물론 재미까지 갖춘 중국산 게임들이 들어오면서 한국 게임들이 고전했다. 이런 와중에 두각을 나타낸 한국 게임들이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넥슨 ‘V4’ ▲넷마블 ‘일곱개의대죄’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등이다. 모두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리니지는 국내 게임 브랜드 중 인지도 측면에서 첫손에 꼽힌다. 이 덕분에 리니지2M 사전예약에 738만명이라는 사상 최대 이용자들이 몰렸다. 출시 후 강한 과금 모델로 일각의 불만을 사기도 했지만 린저씨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설계를 통해 흥행 전선엔 문제가 없었다. 넥슨 V4는 유명 브랜드를 등에 업지 않고 창작 콘텐츠로 올해 최고 흥행성과를 거둔 게임이다. 업계 맏형인 넥슨에 걸맞은 업계 최고 수준의 완성도로 게임을 내놔 리니지 브랜드 뒤를 이어 흥행작 대열에 합류했다.

넷마블 ‘일곱개의대죄’는 한 단계 높은 경지의 게임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인가 게임인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만드는데 업계 최고 수준의 개발력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을 동시 겨냥한 서비스 역량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는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의 개발력과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셔 역량도 재차 검증하게 만든 게임이다. 유명 웹소설 기반의 이 게임은 대중적인 인기도 얻었고 이용자 친화적인 과금 모델로도 호평을 받았다.

네이버·카카오 ‘레벨업’=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음 단계를 바라보는 위치에 섰다. 외형상 퀀텀점프(대도약)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레벨업(성장)을 했다. 올해 네이버는 6조원, 카카오는 3조원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질적 측면에서도 레벨업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서 ‘5G 브레인리스 로봇’을 출품했다. 사람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세계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정밀한 힘 제어를 통해 생활 속 로봇과의 공존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깨뜨렸다. 고정밀 지도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도 주목받았다. 포털 업체 이미지를 벗어나 첨단기술 기업으로 네이버를 세계에 알린 순간이었다.

카카오는 올해 수확의 시기를 맞았다. 매분기 실적발표마다 수익 실현에 대한 물음표가 달렸으나 지난 3분기 들어 이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톡에 광고를 넣은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가 테스트 단계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3분기 톡보드 광고의 하루 매출은 약 2억~3억원에 달했다. 내년엔 톡보드를 포함한 카카오 전체 광고 비즈 솔루션 매출이 1조원에 이를 것이란 자체 전망도 내놨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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