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한·일 무역전쟁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공격을 가한 일본이 역풍을 맞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수출규제 종료를 요청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스텔라케미파, JSR, 스미토모화학 등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수출규제 품목으로 정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심사강화, 8월 수출우대국 제외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제재 사유로 ▲양국 간 정책대화 중단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 미흡 ▲수출관리 조직·인력 불충분 등을 내세웠다.
이후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수출규제 화살은 일본 업체로 향했다. 불화수소 1위 업체 스텔라케미파가 대표적이다. 스텔라케미파는 모리타화학과 전 세계 불화수소 시장 70%를 차지하고 있다. 고순도 제품은 95% 이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스텔라케미파 주요 고객사다. 한국 수출 제한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9년4월~2020년3월(일본 회계연도 기준) 스텔라케미파의 영업이익은 24억700만엔(약 275억원)이다. 전년(35억2300만엔)대비 31.7% 떨어졌다.
솔브레인, 램테크놀러지,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스텔라케미파 몫을 담당했다. 이들 업체는 국내 고객사들과 협업, 고순도 불화수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은 스텔라케미파와 반비례했다. 각각 2018년에서 2019년에 6.15% 111.1% 67.4% 올랐다.
JSR은 45억2610만엔에서 32억8840만엔, 스미토모화학은 1426억엔에서 1277억엔으로 영업이익이 1년새 급감했다. JSR과 스미토모화학은 각각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가 메인 제품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미국 듀폰·인프리아, 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SKC 등이 일본의존도를 낮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출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기업은 국산 제품 채택률을 높였고, 중소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산화와 대체 국가 확보 등을 통해 점차 일본 비중을 줄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까지 수출규제 종료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일본 정부에 3개 품목과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 및 구체적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며 “일본이 코로나19 긴급사태임을 감안, 이달 말까지 답신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