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하이닉스가 위탁생산(파운드리) 거점을 중국으로 옮긴다.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충북 청주 M8 공장을 오는 2022년까지 가동 및 정리할 방침이다. 중국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공략 차원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연내 상업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M8 공장의 200밀리미터(mm) 웨이퍼 라인에서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국내 팹리스 시장규모가 작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이유다. 1000개 이상의 팹리스 업체가 상주하는 중국이 적합한 곳으로 선정됐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지난 2018년 7월 우시 정부 투자회사 WIDG와 합작사를 설립, 현지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 1분기 현지 공장을 준공해 M8의 공정 장비를 이설하고 있다.
올해까지는 청주가 메인이다. 내년부터 점차 우시 비중을 늘리고, 2022년 말에는 해당 공장이 파운드리 전량을 담당하게 된다. 생산 로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과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가동률이 중요한 사업이다. 중국 진출로 현지 팹리스와 가까워질 경우 주문량은 늘어나게 된다”며 “국내 대비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의 공장 이전은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분야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D램 위주 수익구조에서 낸드, 파운드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국내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공장(Fab4)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49.8%)는 새마을금고중앙회(50%+1주)와 함께 후순위 투자자로 나섰다.
SK하이닉스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업계에서는 목적 없이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양사 모두 8인치(200mm)가 주력이다.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당장 경영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추가 지분 확보 등을 통해 라인 가동에 관여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