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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LG vs SK 영업비밀침해 최종판결 내년으로…속내는? [IT클로즈업]

윤상호
- SK이노베이션 공장 소재 美 조지아주, 정치경제 상황 변수로
- 최종판결 3차례 연기, 양사 협상 시한 제공 의미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소송(337-TA-1159, 1차 소송) 최종판결을 다시 연기했다. 내년 2월10일(현지시각)로 미뤘다.

ITC 소송은 ‘예비판결→최종판결→대통령 재가’로 확정한다. 예비판결은 SK이노베이션 패소로 났다. 최종판결 연기는 이번이 3번째다. 최종판결은 처음 10월5일 예정이었다. 10월5일에서 10월26일로 10월26일에서 12월10일로 미뤄진 바 있다. 대통령 재가는 최종판결 후 60일 이내 이뤄진다.

ITC는 연기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업계는 이번 판결 연기를 기정사실로 여겼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원인은 코로나19다. 미국은 코로나19 환자로 넘치고 있다. ITC는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 중이다. 지난 11월 ITC는 미국 완성차 업체 심문 녹취록 전체를 직접 검토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심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ITC는 이번 소송 외에도 다수의 심리와 판결을 연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조지아주 정치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조지아주는 SK이노베이션 공장을 경제 활성화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 조지아주 팻 윌슨 경제개발부 장관이 공장 건설 및 가동에 따른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취업비자 없이 공장 건설에 참여한 한국 인력을 적발해 돌려보낼 정도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재 조지아주는 미국 정치 태풍의 눈이다. 조지아주는 공화당 텃밭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상원의원 선거는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2021년 1월5일(현지시각) 투표다. 상원의원 2명을 뽑는다.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바뀔 수 있다.

일정대로 진행했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2번째 연기 때도 이런 우려를 반영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양사 협상을 촉구하기 위해 시간을 줬다는 분석도 유효하다.

이 소송은 작년 4월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갈등 시작이다. 양사 특허침해 소송과 형사고발 등으로 번졌다. 양사는 각각 ITC에서 승소할 경우 상대방 제품 미국 판매와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 ITC 소송에서 진쪽은 미국 사업이 사실상 힘들어진다. 미국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도 SK이노베이션도 핵심 투자 기업이다. 미국 경제를 위해서 양쪽의 화해가 필요하다.

연기를 둘러싼 양사 반응은 온도차가 있다. LG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와 ‘연기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를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경제 영향’과 ‘장기화 피로감’을 호소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협상을 촉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성실하고 단호하게 소송에 임할 것”이라며 “ITC에서 연기 이력이 있는 소송 14건 중 현재까지 9건의 소송이 최종결정이 내려졌고 모두 관세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할 것”이라며 “다만 소송이 햇수로 3년에 걸쳐 장기화 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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