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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사라진 무선청소기 시장…삼성·LG, ‘격돌’

이안나
- 자동 먼지 비움 시스템, 부가 기능에서 필수 기능 등극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선’을 없애 편리성을 내세운 무선청소기가 유선 청소기를 대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젠 청소 과정은 물론 먼지를 깔끔히 처리하는 부가기능까지 갖추며 위생 가전 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규모는 2018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2018년 100만대에서 2019년 140만대, 지난해 180만대로 추산된다. 반면 유선 청소기 시장은 같은 기간 동일한 100만대 수준에서 시작해 80만대, 60만대로 줄었다. 유선 청소기보다 무선청소기 시장이 3배 큰 셈이다.

과거 무선청소기는 편리하긴 하지만 유선 청소기보다 흡입력이 약하고 소음이 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제품들은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유선 청소기를 완전히 대체하기 시작했다.

2017년만 하더라도 다이슨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점유율을 70~80% 이상 독식하며 ‘혁신’ 이미지를 갖춰왔다. 그러나 LG전자가 탈부착형 배터리, 물걸레 기능 등을 탑재하고, 삼성전자가 자동으로 먼지통을 비워주는 ‘청정스테이션’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국내 업체들이 다이슨을 역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점유율은 LG전자 50%, 삼성전자 30%, 다이슨이 10~20%대로 집계된다.

이제 무선청소기 시장은 국내 업체들이 흐름을 주도한다. 올해 화두는 ‘먼지 자동 비움’ 기능이다. 집안을 청소한 후에 먼지통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다시 먼지가 새어나가는 불편함을 개선점으로 삼았다. 청소기 무게 및 흡입력 등 청소 과정에서의 성능도 여전히 중요한 경쟁력이지만 청소한 후 먼지를 깔끔하고 편리하게 제거하는 부가기능까지 경쟁 요소가 된 셈이다.

또한 집 인테리어 분위기에 맞추도록 색상 및 디자인에도 크게 신경 쓴 모습이다. 벽을 뚫지 않고도 충전대를 설치할 수 있는 편의성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기민하게 움직이는데 반해 오히려 무선청소기 ‘원조’격으로 불리던 다이슨은 한걸음 뒤쳐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는 이달 말 신개념 청소기 거치대 ‘올인원타워’를 갖춘 코드제로A9S 씽큐를 출시한다. 올인원타워는 청소기 보관·충전뿐 아니라 먼지통 비움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거치대다. 청소 후 별도로 먼지통을 분리하지 않고 청소기를 올인원타워에 거치한 후 먼지비움 시작 버튼을 누르거나 자동 설정 해놓으면 먼지 흡입 모터가 청소기 먼지통을 비운다. 기존 코드제로A9S 씽큐와 A9 사용자들도 별도 구매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갖춘게 특징이다.

청소기를 거치하는 부분 좌우로는 뚜껑 형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다. 내부에 틈새 흡입구나 침구 흡입구 등 자주 사용하는 액새서리를 보관할 수 있어 외관상으로도 깔끔하다. 색상도 그린·베이지에 이어 그레이·블랙·실버 등을 이달 말부터 순차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내달 무선청소기와 청정스테이션이 하나로 합쳐진 신제품을 내달 출시한다. 청정스테이션은 청소기 먼지통을 분리해 꽂으면 자동으로 먼지를 모으는 자동 먼지 배출 시스템이다. 지난해 3월 처음 선보였다. 청정스테이션 내부 모터로 유량을 변화시켜 공기압 차이를 만들고 이 원리로 먼지통을 비워주는 ‘에어펄스’가 핵심 기술이다.

작년의 경우 청정스테이션을 별도 구매해야 했다. 또한 집안에 설치했을 때 청소기와 청정스테이션을 연결하는 콘센트도 각각 두 개가 필요하고 보다 많은 공간을 필요로 했다. 이번 신제품에선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해 하나의 제품으로 합쳤다. 먼지통 분리 없이 한번에 먼지 비움이 가능하다. 청소기 무게 역시 이전 제품 대비 10% 줄였다.

단 전체 부피를 줄여 공간 효율화와 심미적인 측면을 부각한 대신 다른 청소 액세서리들은 별도 보관해야한다. 실내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고려해 비스포크 가전의 인기 색상을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시국에 따라 무선청소기도 편리하면서 위생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먼지통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자동처리해주는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위생을 챙기고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이 올해 새롭게 변한 소구 포인트”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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