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10년을 끌어온 ‘자바’ 전쟁에서 구글이 오라클에 최종 승소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CNBC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자바 저작권 소송에서 6대2로 구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시작돼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던 이번 소송은 구글의 승리로 최종 막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0년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 자바를 소유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오라클이 인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자바를 개발한 업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자바의 PC용 버전인 자바 스탠다드에디션(SE) 기반으로 만들었다.
자바SE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였기 때문에 누구나 가져다 사용할 수 있었지만, 당시 구글이 사용한 37개의 자바API가 오픈소스가 아닌 선언코드가 포함됐기 때문에 저작권 대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지리한 소송이 이어졌다.
구글은 소송 기간 동안 자바API의 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정사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공정사용이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이라고 할지라도 학술연구, 개인적 용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이날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의 맥락에서 전통적인 저작권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만, 구글은 사용자가 축적한 재능을 새롭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필요한 것만 복사했다”며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 직후 구글은 “이는 소비자와 상호운용성, 컴퓨터 과학의 승리”라며 “이번 판결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차세대 개발자들이 만들 수 있는 법적 확실성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구글이 자바를 훔쳤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 판결에 앞서 2018년 미국 연방고등법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OS를 만들면서 오라클의 자바API을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은 불공정한 저작권 침해라는 판결을 내리며 오라클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는 구글이 승리했던 지난 2016년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의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었다. 당시 법원은 구글이 오라클의 자바 API를 사용한 건 저작권법 상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며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2016년의 판결 역시 2012년 자바 API를 쓴 것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이전 판결을 다시 뒤집은 것이다. 2012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자바API가 저작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지만, 이후 2014년 연방항소법원이 저작권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리면서 논쟁의 핵심은 ‘공정 사용’으로 기울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