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반도체 기판 등 원재료 공급망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생산능력(캐파) 확대가 줄을 잇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 가격이 30~40% 상승했다. 초과 수요로 몸값이 급등했다. 세계 3대 PCB 업체 대만 유니마이크론 공장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한 점도 한몫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PCB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또는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업체에서 주문받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은 웃돈을 주더라도 완제품을 받고자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시장 대응 차원에서 국내외 업체들은 증설을 진행하거나 검토 중이다. 한국은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일본은 이비덴 신코덴키 등이 나섰다.
대덕전자는 지난달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설비 투자 소식을 전했다. FC-BGA는 칩과 볼 형태의 전도성 돌기(범프)로 연결한 기판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패키징에 활용된다. 경기 시흥에 라인을 구축 중인 대덕전자는 작년 7월(900억원) 이어 이번에는 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6200억원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삼성전기는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FC-BGA,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쓰이는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등 반도체 기판 사업 투자를 논의 중이다. FC-CSP 위주인 LG이노텍은 FC-BGA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제품군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비덴은 지난 26일 PCB 캐파 증대를 위해 1800억엔(약 1조8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내 신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 양산 목표다. 이비덴은 FC-BGA 등 고부가가치 기판 분야에서 점유율 1위 업체다.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난야PCB 등도 신규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PCB 소재 동박적층판(CCL)이 얇은 구리 막(동박) 조달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은 악재다. 동박은 배터리 원료 음극재에도 쓰인다.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로 동박 물량이 나뉘면서 양쪽 모두 공급난에 시달리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