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적용 범위가 확대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전성기를 맞이했다. 스마트폰과 TV는 물론 태블릿 노트북 자동차 등까지 OLED 채택률이 오름세다. 국내 업체는 선제 투자를 통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 OLED 생산능력 확대 작업을 진행한다.
양사는 최근 진행한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필요한 추가적 라인 증설은 시장 상황과 고객사 협의를 통해 선제 대응할 것”, “플라스틱OLED(POLED) 투자는 상당 부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OLED 대세화 영향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올해 OLED 매출 규모는 425억달러(약 4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추정한 수치보다 9% 상향 조정됐다. 오는 2025년에는 606억달러(약 70조원)까지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야별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전 모델 OLED 탑재하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모델에도 OLED를 적용한 지 오래다.
TV 분야는 LG디스플레이 주도로 성장세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에만 OLED TV 패널 350만대를 출하했다. 2020년 연간 판매량의 80%를 넘어선 수준이다. 올해 들어 중대형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가격차도 대폭 줄었다. 이는 OLED 진영에 긍정적이다.
상승세는 태블릿과 노트북으로도 이어졌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기 업체들이 OLED를 활용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노트북 OLED 출하량이 2020년 98만대에서 2026년 785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태블릿 1위 애플은 내년부터 일부 아이패드 모델에 OLED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휴대용(포터블) 게임기 등 분야에도 OLED가 스며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철거가 진행 중인 충남 아산 L7-2라인을 6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A3 팹의 증착 생산능력이 충분한 만큼 일단 박막트랜지스터(TFT)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삼성디스플레이는 L7-1라인도 유연한(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으로 변경한 바 있다. 약 4년 만에 중소형 OLED 증설을 진행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P9와 P10 팹을 통해 OLED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P9에는 E6-3라인이 가동을 준비 중이다. P10에는 6세대 및 6.5세대 신규 POLED 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OLED의 경우 이미 중국 광저우 팹 증설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 월 6만장에서 월 9만장으로 확장한다.
대형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움직임에 국내 협력사는 반색하고 있다. 최근 큰 투자가 없었던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은 매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투자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투자는 중국 견제로도 연결된다. 중국 BOE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은 LCD 시장은 장악한 뒤 OLED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소형 OLED는 상당 부분 시설투자가 진행된 상태다. 수율 개선이 이뤄지면 고객사를 확보하고 대형 OLED로 넘어가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OLED 기술력은 아직 한국이 중국보다 2년 내외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발빠른 대응으로 LCD 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선제적 투자로 OLED 시장을 확실하게 잡아놓는 동시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작업을 병행해야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 또는 벌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