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공정 전환을 통한 제품 개선도 추진 중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박막트랜지스터(TFT) 증착 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장비 협력사 주성엔지니어링과 협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OLED TFT는 유기물로 이뤄진 레드·그린·블루(RGB) 픽셀을 제어해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 TFT는 ▲세정 ▲증착 ▲포토레지스트(PR) 도포 ▲노광 ▲현상 ▲식각 ▲PR 박리 등의 단계를 반복해 만들어진다. 쉽게 말해 유리(삼성디스플레이) 또는 플라스틱(LG디스플레이) 기판에 박막을 쌓고 박막에 회로 패턴을 그린 뒤 그대로 깎아내면 TFT가 완성된다.
그동안 박막 증착에는 화학기상증착(CVD) 공법이 주로 쓰였다. CVD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기판에 박막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CVD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플라즈마(분자로 존재하는 기체를 이온으로 나눠 놓은 상태)를 활용하는 PECVD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다만 CVD는 증착막 두께의 균일도를 나타내는 박막도포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TFT를 얇게 만들거나 성능 개선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대안으로 나온 게 원자층증착(ALD) 공법이다.
ALD는 원료와 반응 가스를 교차 주입해 박막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원료와 가스가 반응하면서 원자단위 박막을 형성하는데 이를 통해 두께를 조절할 수 있다. 우수한 흡착력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ALD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CVD 대비 비용이 많고 공정 시간이 길다.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ALD는 미세공정이 필요한 반도체에는 상용화된 지 오래지만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공정 수준이 낮아 널리 적용되지 않았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CVD를 원자층증착(ALD)로 대체하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막을 얇게 만들어 공정 횟수를 줄이면 느린 속도를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CVD보다 구조상 튼튼하고 낮은 공정 온도로 플라스틱 기판 손상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관련 연구를 TFT 증착장비를 납품하는 주성엔지니어링과 공동 진행하고 있다. CVD와 ALD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도 고려 대상이다. 증착 과정에서 CVD와 ALD를 번갈아 쓰는 형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TFT 제조에 ALD가 적용되면 박막 불순물이 줄고 두께가 일정해져 좀 더 정밀한 회로 패턴을 그릴 수 있다. 이는 TFT 성능 향상으로 직결된다”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 공급망 진입으로 POLED 사업이 성장세인 만큼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원장 크기를 6세대(1500mm×1850mm)에서 8세대(2200㎜×2500㎜)로 확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노트북 등에도 OLED 투입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POLED 유기물 증착 장비를 공급하는 선익시스템은 8세대 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