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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지는 '위드 코로나', 금융권 IT 대응책 마련 분주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피로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와 함께 공존을 준비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 증가 추세가 우려되고 있는 등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유행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생활에 상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 경우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도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금융사들도 선제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동안 선제적 방어와 확진자 및 접촉자 발생시 이뤄지던 재택근무와 분산근무 등의 근무형태는 물론 비대면 서비스의 적극적인 발굴 및 이러한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디지털 전환이 상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용어로 정의하고 관련 방침을 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국민이 감내할 수 있으며 통제가능하며 질병부담이 크지 않은 수준의 생활수칙을 마련한다는 계획으로 다만 현재와 비교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더라도 금융사들이 기존에 완비해 놓은 비상대책 등에서 크게 벗어날 여지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상시화될 경우 비상대책이 아닌 평상시 업무에 녹아드는 프로세스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단 금융지주차원의 전략 마련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JB금융지주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Untact) 라이프스타일 가속화 및 일상화 양상 및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에 대비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전략 업데이트’ 사업을 발주했다.

이를 통해 ‘사람 중심의 디지털 믹스(Digital Mix) 전략’을 수립해 지역 고객을 최우선으로, 기존 영업채널/상품/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추해 차별화된 가치 제공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스마트폰 뱅킹 등 최신 금융 거래 수단에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었던 50대, 60대 고객의 모바일 뱅킹 가입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JB금융지주는 빅테크 플랫폼/마이데이터 사업자 주도의 금융고객 채널 메인화 및 금융 기술자 독점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인력 수급 및 디지털 뱅킹 전략 수립도 추진했다. 이러한 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디지털 조직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수립하는 한편 디지털 과제, 마이데이터 사업을 포함한 전체 프레임워크 및 로드맵을 마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ICT 아키텍처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기 위한 리빌드(Rebuild) ICT 아키텍처 외부전문가 자문 사업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최신 디지털 금융 트렌드를 반영하고 디지털 전환 및 차세대 사업을 선행한 타행 대비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

위드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전략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이에 따른 업무 체계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에 더불어 지속적인 금융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사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월 카카오페이증권·미래에셋캐피탈·한화투자증권·한양증권·KB생명보험·서울보증보험)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등 비상 상황에 대한 전산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초에 진행된 금감원 부문검사는 금융회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게 될 경우 금융 인프라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지적당한 사항을 고려하면 향후 금융사들은 금감원이 지적한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재해복구용 핵심업무 선정 절차와 비상대책 관리가 미흡했다. 금감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이 핵심업무를 위해 업무 영향도 분석·평가를 실시하면서도 전사적인 검토대신 전산장비 기종에 따라 업무 영향도를 분석·실시함에 따라 허점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업무복구 우선순위를 설정할 때 현업 부서와의 협의 등 전사적인 검토가 아닌 IT부서 단독으로 실시한 업무 영향도 분석·평가로 결정함에 따라 선정 절차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비상대책 조직개편 내용이 현행화 돼 있지 않고 필수 인력의 연락처가 누락돼 있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IT 운영 매뉴얼 일부에서 회사의 현재 운영환경이 반영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업무 지속성 확보를 위한 요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적 자원관리에 대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효율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한편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거버넌스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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