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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지속한 네·쿠·쓱, 하반기 경쟁 키워드 '멤버십·빠른배송'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 ‘빅3’로 불리는 네이버·쿠팡·SSG닷컴(+G마켓글로벌)이 2분기 나란히 외형성장을 이뤘다. 경기둔화 속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이룬 네이버와 쿠팡은 영업이익이 늘거나 적자 폭을 줄이는 등 수익성을 개선했다. 하반기 3사는 빠른 배송과 유료 멤버십 혜택 강화로 첨예한 점유율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럼에도 하반기를 안심할 수 없는 건 물가 상승 등 거시적 환경에서 불확실성 요인이 커진 탓이다.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진행한 네이버와 쿠팡은 커머스 부문 견고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자신하면서도 단기적으론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SSG닷컴도 성장과 수익창출 균형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 네·쿠·쓱, 이커머스 시장 둔화에도 두자릿수 외형성장=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 평균 증가율은 11.1%다. 엔데믹 전환으로 이커머스 시장 전체가 주춤한 가운데 네이버와 쿠팡, SSG닷컴 2분기 거래액 성장률은 시장 평균치를 상회했다.

쿠팡 2분기 매출은 50억3782달러(한화 약 6조3500억원·2분기 평균 환율 1261.31원 기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원화 환산 매출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27% 늘었다. 쿠팡 김범석 의장은 이번 실적 원동력으로 ▲풍부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 투자 ▲지속적인 물류·기술 투자로 인한 효율성 증대를 꼽았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7%, 전분기 대비 5.5% 증가한 4395억원이다. 직매입 사업 중심인 쿠팡과 비교하기 위해 거래액을 살펴보면 2분기 네이버쇼핑 거래액 10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8% 상승했다.

거래액을 견인한 건 여행·예약 서비스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다. 엔데믹으로 인한 여행 및 예약 합계 거래액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배 늘고, 크림도 브랜드·카테고리 확대로 전년동기대비 2.4배 증가한 35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SG닷컴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1조4884억원, 1분기 감소세를 보였던 G마켓 거래액은 신장세로 돌아서며 전년대비 1% 증가한 4조497억원이다. SSG닷컴 자회사 W컨셉까지 합한 총 거래액은 5조6491억원이다. SSG닷컴 매출액은 42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1% 상승했다.

◆ 하반기 수익성 개선도 공통 과제=지난해까지 이커머스 시장은 외형성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올해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커머스 성장 폭이 둔화되면서 수익성 중요도가 높아졌다. SSG닷컴은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적자가 늘었지만 쿠팡은 대폭 감소, 네이버는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쿠팡 영업적자는 6714만3000달러(약 847억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전분기 대비 67.3% 줄었다. 분기 영업적자가 1000억원 이하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핵심사업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다. 쿠팡은 현재 전국 30여개 지역,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각종 비용 절감 효과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단 SSG닷컴은 지난해 이마트에 인수된 G마켓과 시너지 기반을 마련하는 등 우선 외형성장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 SSG닷컴 2분기 영업손실은 4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0억원 늘어났다. G마켓 영업손실은 182억원이다. 전분기(194억원)대비 적자폭은 소폭 즐었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은 별도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고정비 회수·순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공헌이익률은 40%에 이른다. 이는 네이버 주요 캐시카우인 검색 사업 부문과 견줄만한 수치다.
◆ 멤버십·빠른배송 앞세운 ‘규모의 경제’ 승자는=하반기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건 네이버와 쿠팡, SSG닷컴 모두의 과제다. 특히 3사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강점을 내세워 각자 방식으로 점유율과 수익성을 높인다. 효율적인 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하도록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료 멤버십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내세운 건 버티컬 커머스다. 특히 과금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크림 거래 수수료를 글로벌 수준에 맞춰 합리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크림은 무료 배송비 정책과 수수료 0% 정책을 종료하기도 했다. 장보기 카테고리 관련해서도 하반기 본격적인 당일·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CJ대한통운과 협업 범위를 늘리고 최근 물류 관련 인력을 한데 모음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기도 했다.

멤버십도 개편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멤버십 구조 재정비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며 “이용자 다양해진 사용성을 고려해 혜택은 강화하고 포인트 비용은 더 효율적으로 집행해 커머스 수익성을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쿠팡 역시 멤버십 혜택 투자에 적극적이다. 김범석 의장은 “로켓배송·회원할인·쿠팡플레이 등 와우 멤버십 혜택에 작년 대비 50% 증가한 5억달러(약 6500억원)를 투자했다”고 했다. 이같은 투자에 힘입어 쿠팡 1인당 고객 매출(317달러)은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단 이번 실적에서 쿠팡은 처음으로 활성 고객 수가 전분기 대비 1%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쿠팡은 지난 6월부터 멤버십 가격을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른 이익 증가분은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빠른 배송 역량이 중요한 신선식품 분야도 지속해서 투자한다. 김 의장은 “쿠팡 로켓프레시는 새벽과 당일 배송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며 “전체 활성 고객 중 상당 인원이 2분기에 신선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만큼 잠재 성장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G마켓과 시너지를 늘린다. 지난 5월 멤버십에 이어 빠른 배송 부문도 협업하기로 했다. 전날 G마켓에서도 SSG닷컴 당일배송·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일프레시’ 서비스를 선보인 것. 유료멤버십은 충성도 및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그룹사 연계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확장을 추진한다.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배송 효율성도 갖춘다. 중소형 PP(Picking&Packing)센터 18개점을 통합해 자동화율이 높은 대형 PP센터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당일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1시에서 오후 7시로 연장하는 ‘쓱배송 투나잇’은 핵심전략 상권 위주로 운영한다. 더불어 단계적 광역물류센터(RDC) 확장, G마켓과 통합 풀필먼트 전략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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