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근 인공지능(AI) 성장에 힘입어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시장에 뛰어드는 대형 주자들이 늘고 있다.
MSP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신 공급하고 관리하는 비즈니스다. 대규모 인프라와 투자를 수반하는 CSP에 비해 전문인력 및 솔루션 역량을 중심으로 한 메가존클라우드·베스핀글로벌 등 중견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MSP 시장에 본격 진출하거나 이미 진출해 높은 성과를 거두는 등 시장 규모가 재편되는 추세다. 특히 생성형AI 기술혁신으로 클라우드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향후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MSP 시장점유율 23.9%를 확보해 1위를 차지한 곳은 삼성SDS다. 삼성SDS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의 IT 수요를 바탕으로 이 같은 입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는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 사업과 글로벌 물동량에 민감한 물류 사업 등에서 주춤하는 가운데서도 클라우드 사업에서만큼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SDS의 지난해 3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63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3% 증가했으며, IT서비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까지 늘어났다.
LG CNS도 SI 중심 비즈니스에서 클라우드 MSP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룬 기업 중 하나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CSP와 협력해 MSP 사업 비중을 높인 결과, 2022년 이후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중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LG CNS는 이러한 클라우드 성장성을 토대로 6조원에 달하는 높은 기업가치가 예상되고 있다.
MSP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대기업들의 행보는 최근까지 이어진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달에 AWS 인증인 ‘데브옵스 컨설팅 컴피턴시’를 획득한 사실을 알리며, MSP 역량 강화를 통해 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대외 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도 AWS의 ‘프리미어 티어 파트너’ 자격을 획득하고 MSP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MSP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 CNS 대표 시절 MSP 전환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김영섭 대표가 수장으로 오면서 같은 방정식을 이식하고 있는 것이다. KT는 최근 MS코리아 출신 전승록 전략사업컨설팅부문 GTM본부장을 선임했으며, 클라우드 자회사인 KT클라우드에서 MS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MS와의 강결합을 통한 MSP 사업 강화를 시사하고 있다.
SK텔레콤도 MSP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2027년까지 국내 톱3 클라우드 MSP가 되겠다는 계획을 공언한 상태다. 김명국 SK텔레콤 클라우드사업담당이 2022년 7월 클라우드 사업 관련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텔코(Telco) 자산과 AI 역량을 통합 패키지로 제공하는 텔코 MSP 전략을 통해, 5년 이내 사업규모를 5배까지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주요 대기업들이 MSP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가 단순히 클라우드 시장 성장성 때문은 아니다. 이들 기업은 그룹사의 디지털전환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CSP 의존도가 높은 기존 중견기업 위주 MSP 시장의 한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기존에 영위하고 있던 IT 사업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독자적인 MSP 사업을 전개해온 독립 MSP들은 그만큼 대기업들의 시장 확대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 등 기존 MSP들은 낮은 마진으로 인해 적자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체 솔루션 개발과 AI 기술 개발 등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대형 플레이어들이 진입하며 향후 MSP 시장 자체는 계속 성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MSP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조원 수준에서 오는 2026년 12조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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