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가입자가 600만명 이동전화점유율 10%를 돌파했다. 2010년 출범 후 6년 만이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MNO)보다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점유율을 크게 늘려왔다. 하지만 급성장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성장 지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현안 해소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한 자리에 모였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위원장<사진 오른쪽>은 서울중앙우체국을 방문해 알뜰폰 판매현황을 둘러보고 알뜰폰 사업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 유통을 하고 있는 10개 알뜰폰 회사 대표가 참석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사업체의 규모가 작다보니 개인정보보호 소홀, 명의도용, 불법 텔레마케팅(TM) 등의 문제가 있지만 조금 더 신경 쓰면 저렴한 요금과 우수한 품질을 무기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성장과 이용자 보호 모두를 강조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윤석구 협회장(큰사람 대표)는 “지금까지는 양적 성장에 치중해 이용자 보호 등에 신경을 덜 썼다”라며 “제도 개선과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의 업무를 각 사가 추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방통위 중심으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스코비 김홍철 사장은 “초반 1~2년 부실했던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있다”라며 “정부가 방법을 찾아주면 이동통신사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방통위TF 구성에 대해 최 위원장도 긍정적 뜻을 내비췄다. 인프라가 부족한 알뜰폰 업체를 위해 정부 중심 정보보호 컨설팅을 해주는 셈이다.
최 위원장은 “TF를 구성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을 만들자는 것으로 해석된다”라며 “미래창조과학부 등과도 논의해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구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알뜰폰 업체는 영업 활성화와 업계 자정을 위한 제도 보안 등을 건의했다.
스마텔 고명수 대표는 “현재 비대면 본인확인방법을 범용공인증서와 신용카드 등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범용공인인증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적다”라며 “국세청 등 정부기관처럼 은행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을 하도록 검토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아이즈비전 이통영 대표는 “외국인 명의도용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회선을 제한하거나 최소 1개월에 1번은 출국이나 사망 여부에 대한 현황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머천드코리아 이승훈 부사장은 “저렴한 요금제로만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라며 “통신사처럼 결합상품 등을 팔 수 있는 방법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KMVNO 윤석구 협회장은 “휴대폰 할부 보증 제도도 기존 통신사처럼 서울보증보험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줬으면 한다”라며 “이 비용만 줄여도 연간 30억원 정도의 부담을 덜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알뜰폰 업계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알뜰폰 확장은 우체국이 유통망에 가세한 것이 컸다.
서울중앙우체국 김성택 국장은 “각 사 콜센터에 전화를 해 가입을 해야하는데 콜센터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라며 “투자는 인색하고 수입만 극대화하려는 느낌도 있다”라고 고객 대응을 위한 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