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MTS, ‘동학개미’ 힘입어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가 ‘동학개미’ 유입에 힘입어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동학개미가 모여든 MTS,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보고서를 내고 “증권사 MTS사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구조적으로 트래픽 창출에 유리할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채널에 대한 수요와 개인 주식거래 규모가 모두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용자 수‧사용시간 증가…“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기에 유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 투자자, 일명 ‘동학개미’가 유입하면서 증권사 MTS의 트래픽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1~2월 평균 기준 키움증권 영웅문S의 MAU는 31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42% 증가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158만명으로 89% 증가했다.
사용 시간도 길어졌다. 올해 1~2월 주요 증권사의 1인당 월평균 MTS 사용 시간은 551분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헀다. 이는 시중은행(28분), 인터넷은행(16분), 보험(10분), 핀테크(14분)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사용 시간보다 훨씬 길다.
정 연구원은 “사실 증권사 MTS가 다른 금융 앱보다 사용 시간이 긴 건 당연하다. MTS는 차트와 재무 데이터 등 분석 자료를 보고 투자하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은행이나 핀테크 앱은 송금, 결제 등 이용목적을 달성하면 바로 앱을 종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증권사 MTS가 다른 금융 앱보다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 같은 금융 앱들이 자체 앱에 주식 거래 기능을 탑재하고자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면? “이커머스 사례 참고해야”
정 연구원은 MTS가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트래픽을 창출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선 이커머스 업계의 멤버십 구독 서비스나 폭넓은 제휴를 참고해야 한다고 짚었다.
예를 들면 쿠팡이나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모델처럼 증권사 MTS에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 유료 고객을 대상으로 더 낮은 주식 거래 수수료를 제공하거나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네이버가 이마트 및 CJ대한통운과의 제휴를 통해 이커머스 입지를 강화한 것처럼, 증권사 MTS도 다른 기업과 제휴를 넓힐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제휴 대상이 비즈니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금융회사나 핀테크 기업이면 좋겠지만, 꼭 금융회사가 아니더라도 트래픽 증가를 일으킬 수 있는 방향이면 된다”며 “금융지주나 그룹 계열 증권사는 계열사와의 협업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라이브 커머스나 메타버스 같은 최근 각광받는 개념을 증권사 MTS에 이식하는 방안도 있다. 증권사 MTS는 아니지만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거래 플랫폼에 메타버스를 적용한 바 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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