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 전 대표인 임지훈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교 초빙교수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벤처스(구 케이큐브벤처스)를 상대로 성과급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635억~887억원으로 추산되는 성과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임지훈 전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 김범수 의장과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23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2012년 스타트업 전문 투자자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 임 전 대표를 영입해 대표직을 맡겼다. 당시 케이큐브벤처스의 경우, 김 의장 지분이 100%다. 이후 2015년 8월 다음과 합병 후 통합 카카오 첫 최고경영자(CEO)로 임 전 대표를 선임했다. 35세 최연소 CEO라는 타이틀로 파격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임 전 대표를 발견한 김 의장을 상대로 소송까지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임 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초대 대표를 맡으면서 2015년 초 성과급 지급약정을 맺었다. 임 전 대표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지난해 청산된 카카오벤처스 1호 펀드과 관련돼 있다.
이 펀드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투자해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2013년 2억원에 두나무 상환전환우선주 1000주를 샀는데, 2021년 2조원 가치로 뛰면서 펀드 수익만 3000억원이 넘었다. 펀드는 지난해 청산됐고, 투자에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은 617억원 규모 주식을 지급받았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카카오 실적발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카카오벤처스 인센티브 규모로 반영돼 있다.
임 전 대표는 2018년 3월 카카오 대표에서 물러났고, 현금 약 29억원과 두나무 주식 12만1106주를 정산받기로 했다. 그런데도 임 전 대표가 성과급을 받지 못한 이유는 상법상 절차 미비에 있다.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재직하던 2015년, 지급 약정 관련 카카오벤처스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측은 제반 절차 흠결이 있다는 사실을 결산시의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모두 지적했고,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를 통보했다. 임 전 대표 요청대로 지급하면, 상법상 문제가 생겨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향후 법원 재판에서 성과급 지급 유무와 범위를 결정하면, 이에 따라 집행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성공 보수는) 절차상 미비 사항이 확인돼 지급을 보류 한 것”이라며 “임직원 성과급 부여하는 상법 등 관련법상 소정의 절차에서 미비한 사항을 확인했다.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는 해당 이슈 유효성과 범위에 관한 법적 판단 절차가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하도록 카카오벤쳐스에 권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