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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규제 될라”…국가전략기술육성법 놓고 국회 엇갈린 시선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지정해 우선 지원하도록 하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국가전략기술육성법)을 두고 국회와 관련 전문가들이 의견차를 드러냈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전략기술 육성 및 메타버스 선도를 위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그중 국가전략기술육성법은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정부가 지정한 국가전략기술 R&D 사업에 대해 우선지원하고 예비타당성조사 간소화 및 기간단축 등 특례를 통해 국가필수기술을 선제 육성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 법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해 올해 2월 공표한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국가전략기술 산업에 있어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곽노성 연세대 글로벌인재대학 교수는 “새롭게 법을 제정하기보다는 기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하고 있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 조정 기능을 살려 예산이나 제도를 검토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원 미래기술전략본부장은 그러나 “미국은 10대 핵심 기술 연구개발 등 종합 지원책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발의하는 등 기술 주권에 초점을 둔 전략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첨단전략산업법의 경우 인공지능(AI)이나 양자기술, 우주개발 등 신흥 기술 전 분야를 아우르지 못하기 때문에 포괄적 지원이 담긴 국가전략기술육성법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현행 과학기술기본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것으로 국가전략기술육성법을 대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처음에는 진흥법으로 출발해 결국은 규제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과학기술기본법에 조항을 넣으면 국가전략기술 육성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직접 법을 발의한 조승래 의원은 “첨단전략산업법은 엄밀히 말해 반도체 특별법으로, 반도체 산업에 초점을 두도록 부처간 협의가 된 상황이므로 법안 중복이라는 것은 오해”라며 “산업 이전에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이 기술 개발을 위해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법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조승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상융합경제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이하 가상융합경제법)과 김영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메타버스산업 진흥법안’(이하 메타버스진흥법)에 대한 국회 논의도 진행됐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규제 샌드박스는 네거티브 규제 원칙이므로 제한된 규정이 없으면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행정 현실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가상융합경제의 경우 특별법을 통해 확실히 규제를 풀어주고 다른 법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점진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역시 “메타버스진흥법은 메타버스 진흥 기반을 만들고, 기존 규제를 타파하며, 메타버스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사회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 필요하다”면서 “메타버스의 역기능을 없애는 사회적 이슈도 같이 해결하면서 이용자 보호와 신뢰성 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국가전략기술육성법과 가상융합경제법, 메타버스진흥법 등을 포함해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61건 법률은 소관에 따라 각각 법안심사1소위와 법안심사2소위에 회부됐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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