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숏폼 트랜드를 이끌고 있는 틱톡(TikTok)의 전세계 사용자수는 최근 10억 명을 돌파했다.
'틱톡'의 가공할만한 사용자수는 이미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권력이다.
지난달 15일, 틱톡은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경하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본적으로 AI는 학습의 결과물이다. 틱톡이 AI에 무엇을 학습시켰는지가 고스란히 이미지로 표현된다.
그래서 기자는 틱톡의 이 AI 기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틱톡 내 동영상 업로드 화면의 편집효과 탭에서 ‘AI 그린스크린(AI Greenscreen)’을 검색한 뒤 원하는 그림을 설명하는 문구를 써넣기만 하면 된다.
최근 논란이 됐던 몇가지 키워드를 입력해 보았다.
중국 미디어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한복을 ‘한푸’로 홍보해 논란이 됐던 것인데, 과연 틱톡 AI는 이 단어에 어떻게 반응할까.
결과는 다소 흥미로웠다. 일단 이미지가 마치 추상화처럼 불분명하게 형상화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복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봤을때는 어떠한 감흥도 없을 것 같은 조잡함이 느껴졌다.
'Korea Kimchi', 'Hanbok', '한복 입은 한국인' 등 한글과 영어로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니 몇 초만에 1번과 같은 이미지(그림)들이 만들어졌다. ‘Kimchi’(김치) 이미지는 그런데로 실제 김치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리고 ‘한복’ 또는 ‘Hanbok’을 입력했을 땐 한복(韓服)의 옷깃과 색 조합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도출됐다.
<이미지 2>처럼 ‘한복을 입고 절하는 남자’, ‘한국에 놀러 온 중국인’과 같은 단어를 입력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이미지들이 보여졌다.
언뜻 보면 흰 삼베옷을 입은 남자와 김치, 불교 문화와 연결되는 분홍 연꽃, 산맥, 색동 저고리 등이 표현된 것처럼 느껴진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주장하는 한복의 중국 명칭 ‘hanfu’를 입력한 결과를 보았다.
<이미지 3>에서 보듯, 나타난 이미지는 공교롭게도 앞선 1, 2번의 그림들보다 여자의 얼굴과 한복의 모양이 훨씬 더 정교하게 제시됐다.
또한 ‘Chinese kimchi’를 입력했을 때도 실제 중국의 ‘파오차이’와는 달리 붉은 색이 많이 사용된 이미지가 보여졌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사용하는 명칭인 ‘hanfu’와 ‘Chinese kimchi’를 틱톡 AI에 입력하면, 실제 '중국옷'과 '파오차이'의 이미지보다는 한국의 '한복'과 '김치'의 이미지를 더 정교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 다를 것이다.
한편 AI 그린스크린(AIGreenscreen)은 같은 키워드로 여러 번 검색할 때마다 다른 이미지가 나타났다. 이미지가 겹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또 아직은 추상적인 이미지만 표현하는 데 그쳤다. 사실적인 이미지, 유화 스타일, 일러스트 스타일 혹은 특정 화가의 화풍 등 다채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오픈AI(OpenAI)의 ‘달리(DALL-E)’, 구글의 ‘이매젠(Imagen)’와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그 이유는 AI그린스크린 자체가 틱톡 영상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AI의 창작으로 인간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다른 AI모델에 비해 적은 개발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같은 제한적인 성능은 유해 콘텐츠 생성을 막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외신들에 따르면,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내용의 텍스트를 입력했더니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추상적인 이미지가 생성돼 직접적인 묘사를 피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텍스트-이미지 변환 AI모델은 사용방법이 까다로워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가장 대표적인 달리와 이메젠도 아직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베타 버전으로 공개 중이다.
일각에서는 틱톡의 'AI그린 스크린'으로 기초적이나마 누구나 손쉽게 AI의 창작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추상'이라는 이름으로 논란이 가려져 있을 뿐,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모호함이 오히려 더 많은 억측과 불필요한 국민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