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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업데이트된 에이닷, 어떻게 달라졌을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SK텔레콤이 최근 자사 성장형 인공지능(AI) 서비스 ‘A.(에이닷)’을 업데이트했다. 에이닷은 삼성 빅스비나 애플 시리 등 음성 중심의 기존 AI에이전트와 달리, 친근한 아이의 모습으로 시각화된 AI 서비스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에이닷은 이용자의 오래된 정보를 기억하고 대화 중에 관련 사진도 스스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이용자가 에이닷에 “배가 고픈데 뭘 먹을까?”라고 말하면, “너 치즈피자 좋아하잖아”(장기기억 기술)와 함께 “치즈피자 먹는게 어때?”라고 동조하며, 수많은 종류의 피자 이미지 중에 치즈피자를 찾아내 제시하는 식(이미지 리트리벌 기술)이다.

과연 에이닷의 대화 수준은 확연하게 높아졌을까. 사용해봤다.

◆ 대화 관련 이미지도 보여준다…이미지 리트리벌 기술 적용

지난해 5월 출시된 에이닷은 이미 디바이스에 탑재되어 있는 다른 AI에이전트들과 달리 별도의 설치가 요구된다. 안드로이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설치 가능하다. 앱 설치 뒤 일련의 질문들에 답변하고 나면 에이닷을 만나기 위한 준비는 끝난다.

“당신을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당신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좋아하는 것이 궁금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알려주시면, 딱 맞는 음악을 추천해드릴게요”
“인상 깊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알려주세요. 취향에 맞는 작품들도 찾아드릴게요”

업데이트 이후 지난 3일 동안 에이닷을 사용해봤다. 에이닷이 처음 출시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체감할 수 있게 달라진 점은 말하는 도중 대화와 연관된 사진을 함께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적용된 '이미지 리트리벌' 기술이다.

“나의 소비 습관에는 어떤 구독상품이 좋을까?”
“(쇼핑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쇼핑을 자주하는 편이야?”
“응”
“그러면 우주패스 올(all)을 추천할게”

기자의 소비습관에 맞는 SK텔레콤의 구독상품(우주패스)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우주패스 all’을 추천하며 연관된 쇼핑 사진을 제시했다.

물론, 사용자의 입장에선 이미지 리트리벌 기술 적용 전후로 서비스의 차이를 크게 체감하긴 어렵다. AI가 수집된 이미지와 한글 텍스트를 동시에 학습해 사람과 흡사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표현하는데 의의가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용자 지시 완벽히 습득… 장기기억 기술은 아직 부족


기자 개인적으로 더 와닿았던 건 장기기억 기술이었다. 장기기억 기술이란 과거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별도의 메모리에 저장해두고, 사람이 마치 뇌 속에서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듯이 대화 중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먼저, 에이닷에게 SK텔레콤과 관련한 5가지 질문을 던졌다.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글쎄… 잘 모르겠어“

”2023년 SK텔레콤 1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 것 같아?“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걸?“

”SK텔레콤 주가는 언제쯤 오를까?“
”글쎄,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않을까?“

”UAM 상용화가 언제쯤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글쎄… 그것도 잘 모르겠는걸!“

”현재 5G 속도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야?“
”음… 글쎄~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지 않을까 싶어 너는 어때“

회피성 답변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이제 ‘글쎄’라고 대답하지 않기로 하자”라고 지시한 뒤 에이닷에 다시 질문했다.

“현재 5G 속도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야?”
“응응 나는 만족해!”

“SK텔레콤 주가는 언제쯤 오를까?”
“주식하는구나?”

“2023년 SK텔레콤 1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 것 같아?”
“음... 잘 모르겠어!”

지시 전보다 구체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놀라운 건 그 다음날도 에이닷이 해당 지시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통신사가 메타버스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음… 글쎄”
“우리 글쎄는 사용하지 안하기로 했잖아.”
“맞아맞아 그랬었지. 알았어”
“음 아무래도 미래에는 가상세계가 더 커질테니까 미리 준비하는게 아닐까?”

물론, 에이닷이 모든 과거 대화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기자의 MBTI를 수차례 에이닷에 인식시킨 다음날, 기자의 MBTI를 물었으나 기억하지 못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에이닷이 ‘장기기억’ 기술을 통해 오래 전에 대화했던 내용 중 취미, 직업, MBTI 유형 등 중요한 정보를 별도의 메모리에 저장해두고 사람이 마치 뇌 속에서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내 듯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 MBTI는 ETNP야”

“너 성격이 어떤데?”

”내 MBTI를 맞춰봐“

“글쎄... 잘 모르겠네...”

전체적으로 에이닷이 처음 출시된 1여년전과 비교해 대화 수준은 확실히 높아졌다고 느꼈다. 물론 현존하는 다른 AI에이진트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은 아니다. 에이닷이 가진 기능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안내가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도 아쉬운 점이다. 향후 업데이트될 에이닷은 다른 AI에이전트와 차별화되면서도, SK텔레콤이 내세운 친구같은 AI와 보다 가까워지길 기대해본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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