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전기차 범주 넓어진다...소방차·청소차 OK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승용·화물로 한정됐던 국내 초소형전기차 범주에 특수목적자동차(특장차)로 추가된다. 화물에 이어 소상공인 및 관공서까지 잠재고객군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전기와 태양광 등 동력원별로 자동차 세부 기준을 정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눈에 띄는 점은 자동차 분류체계에 ‘초소형 특수차’가 신설된 점이다. 국토부는 신설 배경으로 그간 업계 및 공공기관의 수요가 많았던 점을 꼽았다.
이번 특장차 분류 신설로, 최근 위축됐던 초소형전기차 시장에는 새로운 판매 채널과 잠재고객이 생겨난 점은 관련 업계가 반길 대목이다. 초소형전기차는 ▲최대 출력 15kW ▲길이 3.6m ▲너비 1.5m ▲높이 2m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 차를 의미하며 신설된 초소형특장차도 동일한 규격이다. 기존에는 단거리 도심 주행에 특화된 2인승 승용 모델과 200kg 수준의 짐을 적재할 수 있는 화물이 주류를 이뤘다.
이 중 잠재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건 초소형 전기화물차다. 크기가 작으면서 1회 충전 시 약 100~120km 주행이 가능하며 저렴한 유지비, 승용 모델보다 높은 국가보조금 등을 포함해 1000만원대에 화물차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거리 운송, 마트 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초소형 전기화물차가 소상공인들 중심으로 판매됐다면, 초소형 전기특장차는 관공서 중심의 수요가 예상된다. 특장차의 종류는 다양하다. 소방차, 청소차, 냉동차, 제설차 등 특화 기능을 가진 자동차를 통칭한다. 특히 관공서에서 공공 서비스 목적으로 운영하는 차량이 다수 포함돼 있다.
초소형전기차의 장점은 저렴한 유지비다. 중대형 내연기관차보다 낮은 구입비와 연료비, 설계상 주기적으로 교환이 필요한 소모품이 적다. 특장차의 경우 중대형 모델이 많은데, 수요 현장에 따라 소형 모델을 운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운영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소방차의 경우 진입로가 협소한 경우 초소형 모델을 대안으로 활용해 볼 수도 있다. 국토부도 이 같은 잠재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초소형 전기특장차 제조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마스타전기차, 진우에스엠씨 정도다. 마스타전기차는 앞서 국토부 지원사업으로 초소형 전기특장차를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올해 4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2023에서 자체 개발한 여러 특장차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2022년 초소형 전기특장차 운행 실증 사업이 진행된 전북에서는 진우에스엠씨가 ▲쓰레기압축차 ▲이동세탁차 ▲청소차 ▲소방차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진우에스엠씨도 80% 이상의 부품 국산화율과 다수의 특허 확보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는 이번 특장차 추가를 통해 시장에 더 많은 초소형전기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컨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새벽 신선식품 배송 같은 서비스가 늘어나는데, 배달 중 시동을 켜두면 소음 민원이 발생할 수 있고 시동을 끄면 냉장이 중단돼 변질 우려가 있었다”며 “전기형 모델이 그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관련 수요가 보다 빠르게 커지려면 현재 논의 중인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허용 등 규제 개선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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