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운 AI 데이터센터, 열 식히는 ‘쿨링 시스템’ 주목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센터 시장 지형이 바뀌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다음 단계로,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호황을 이끌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를 선두로 전 세계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성장은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 중심의 하이퍼스케일(초대형)이 주도하면서 2026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성장에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 장치가 천문학적 분량의 AI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방출하는 열은 공간의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켜 하드웨어 손상이나 성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 서버 자체가 다운될 위험도 있다.
높은 전력 밀도와 방출열 증가에 대응하면서, 열을 빠르게 식힐 수 있는 고도화된 냉각 시스템이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는 이유다.
이에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코히런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규모는 142억7000만달러(약 19조원)로 추산되며, 2031년까지 연평균 12.7% 성장해 329억1000만달러(약 4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버티브 “냉각 패러다임 전환기…액침·D2C 냉각으로 발전”
버티브(Vertiv)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 12월엔 고효율 액체 냉각 솔루션 설계 및 제조회사인 쿨테라(CoolTera)를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특히 ‘액체 냉각’ 기술에 강점이 있다.
버티브는 향후 데이터센터의 항온·항습 솔루션이 기존 ‘공랭식’과 ‘액체 냉각’ 기술의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들은 대부분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공랭식을 사용한다. 다만 최근의 AI 서버들은 기존 시스템보다 높은 전력을 사용하고, 더 많은 열을 집중적으로 발산하기 때문에 기존 공랭식 시스템으로는 효율적으로 냉각하기가 어렵다.
반면 액체 냉각 방식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분산시킬 수 있다. 공랭식보다 더 효과적으로 열을 제거할 수 있어 고밀도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환경에 유리하다. 이에 버티브는 냉각 패러다임이 액침 냉각 또는 다이렉트-투-칩(D2C) 냉각으로 발전하며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도 변화 중이다. 업타임 인스티튜의 최근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데이터센터의 약 22%가 직접액체냉각(DLC) 등 액체 냉각 옵션을 활용하고 있으며, 61% 이상이 액체 냉각 도입을 고려하고 있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냉각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다.
버티브 코리아 관계자는 “이제 액체 냉각으로의 전환은 필수로, 특히 D2C 액체 냉각 솔루션은 정밀 유체 분배용 냉각수분배장치(CDU)와 함께 적용할 경우 고밀도 AI 서버의 공간 배치 효율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PUE)까지 낮출 수 있어 앞으로 많은 데이터센터에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버티브는 냉각 전략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옵션을 모색 중인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액체 냉각 시스템 구축하기: 고밀도 냉각을 위한 가이드’를 개발했다. 고객은 버티브 로드맵을 통해 체계적으로 기존 데이터센터에 대한 액체 냉각 시스템 구축 준비를 할 수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 레퍼런스 제시…차세대 인프라 구축 지원”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AI로 변화하는 데이터센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각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쿨링 시스템을 운영해 전력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 핵심이다.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비가 불가피하고, 이는 AI로 더욱 심화됐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총 사용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약 45%가 데이터센터 발생 열을 식히는 ‘쿨링’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냉각 시스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안정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쿨링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공랭식 냉각 솔루션인 ‘프리쿨링 냉동기’는 평균적으로 전력효율지수(PUE)가 1.5를 넘는 전통적인 공랭식 냉동기에 비해 PUE를 1.2까지 낮출 수 있다. 또한 빌트인 타입의 ‘팬 월’은 벽 자체를 팬으로 만들어 공기와 냉수 코일이 맞닿는 면적이 넓도록 설계, 전통적인 항온·항습기 대비 효율적인 쿨링이 가능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쿨링 옵티마이저’ 솔루션은 지능형 냉각 제어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쿨링 옵티마이저는 IT 장비(랙)의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와 이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SW)로 구성됐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전력을 모니터링하고 온도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며 냉각 시스템을 조정한다. 고객은 데이터센터 내의 IT 부하에 필요한 만큼의 냉각을 최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내 에너지 효율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전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관계자는 “AI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현재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를 통한 에너지 절감이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냉각 솔루션뿐 아니라 장비 사후 관리까지 가능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의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또한 ‘액체 냉각’ 기술이 데이터센터 및 IT 냉각 분야에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자사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이 액체 냉각 기술을 도입,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데이터센터 부문 관계자는 “AI 워크로드는 공기 냉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고유한 냉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문가에게 냉각 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고객은 각 아키텍처의 장단점을 이해함으로써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지난 4월 엔비디아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최적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엔비디아의 첨단 AI 기술과 자사의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레퍼런스 디자인’을 최초로 출시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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