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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악취 민원 대응한다?”…데이터 분석으로 악취 확산 예측까지

오병훈 기자
1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AI) 기반 사회 현안 해결 세미나’에서 ‘시민을 괴롭히는 악취, AI로 해소하는 방안은?’을 주제로 참가자들이 토론 중이다.
1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AI) 기반 사회 현안 해결 세미나’에서 ‘시민을 괴롭히는 악취, AI로 해소하는 방안은?’을 주제로 참가자들이 토론 중이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인공지능(AI)이 악취까지 잡아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AI가 채집된 악취 데이터를 기반으로 악취가 어디서 기인했으며, 원인이 무엇인지까지 파악·예측하는 기술을 개발·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악취 단속은 물론, 관련 민원도 손쉽게 해결하자는 취지다.

1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AI) 기반 사회 현안 해결 세미나’에서는 ‘시민을 괴롭히는 악취, AI로 해소하는 방안은?’을 주제로 전문가 발표 및 자유 토론이 진행됐다.

악취 민원은 행정적으로 까다로운 업무에 속한다. 민원이 접수된 뒤 관리자가 현장에 가면 악취가 이미 날아가 버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날의 바람, 온도, 습도마다 악취 확산 형국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로 인 해 법정 기준치를 넘는 악취 단속도 쉽지 않다.

발제를 맡은 김동주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는 “(악취 채집)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악취 민원 대응은 아직까지 어려운 형국”이라며 “악취를 채집할 때 지형 바람 영향으로 냄새가 사라지거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은 상황에서 AI를 활용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악취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악취 저감조치 공정을 ▲악취 데이터 센싱(측정) ▲실시간 데이터분석 ▲악취 대응 ▲결과모니터링 및 피드백 등 4단계로 나눠 각 단계별로 AI가 활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첫 단계(악취 데이터 센싱)에서는 악취를 구성하는 물질을 구분하는 데 AI를 적용하고, 습도 온도 등 정보를 입력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분석 단계(2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악취를 조기 탐지해 사전 대응하는데 AI를 활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3단계 ‘악취 대응’에선 악취 농도에 따른 세정액 분무 강도 및 주기 조절 시스템에 AI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4단계에서는 각종 민원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통해 민원 분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 설명이다.

AI 기술을 통한 기술 발전 가능성은 크지만, 단속 대상이 되는 기업체와 마찰 등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그는 “사업장 동의 없이 사업장 내부나 (사유지 등에) 설치는 할 수가 없어 실질적인 단속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는 단속보다는 악취 모니터링이나 분석을 목적으로 사업장 동의를 얻어 설치하는 정도”라고 해석했다.

김동주 포항공과대학교 교수가 ‘시민을 괴롭히는 악취, AI로 해소하는 방안은?’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동주 포항공과대학교 교수가 ‘시민을 괴롭히는 악취, AI로 해소하는 방안은?’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어지는 토론 순서에는 행정적인 데이터를 자유롭게 연구해 악취 대응 AI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AI에게 학습시키는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학습을 통해 다양한 예측 정보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체나 행정기관에서 수집하는 악취 민원 데이터가 모두 공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AI 고도화에 필요한 정보가 한정적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모바일 기반 환경 및 유해 물질 감시 및 제어 솔루션 기업 영진기술의 김영진 대표는 “민원 현장에서 채취한 악취를 행정 데이터로 저장하고 있는데, 공개가 되지 않아 이를 활용할 수 없다”며 “악취 민원에는 사업장 위치, 악취 지역에 설치된 센서 데이터, 기상 등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자체 패널로 참가한 노다지 부산광역시 주무관은 “악취 민원은 민원인이 주로 감정적으로 화가 난 상태에서 연락을 해오기 때문에 일선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업무로 꼽힌다”며 “AI가 악취 확산 지형을 예측해 줄 수 있다면, 공무원과 민원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공부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현재 악취 민원에 대응을 위해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민원인들이 느끼는 악취를 약 20가지로 구분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민원이 들어왔을 때, 어떤 지역의 어떤 냄새인지, 어떤 공장에서 발생 가능한 냄새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공 연구원은 “지역별로 배출 특징을 특정하면, 그 냄새 지형 상관관계가 도출되기도 한다”며 “이를 매칭 시켜 악취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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