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세계 IPO 건수 12% 하락…지역간 양극화 심화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기업공개(IPO) 활동은 위축된 반면 미주와 유럽 등 지역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은 551건의 상장을 통해 총 522억달러(약 72조344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건수로 12%, 조달금액으로 16%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 시장의 호조, 밸류에이션 상승, 투자자 열기 등에 힘입어 미주와 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EMEIA) 지역에서 IPO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미주 지역에서 전년동기보다 IPO 건수는 12% 증가했고, 조달금액은 67% 증가한 178억달러(약 24조6690억원)로 집계됐다.
EMEIA 지역은 유럽과 인도의 활약으로 249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240억달러(약 33조2616억원)를 조달했고, 이는 전년동기 대비 건수로 46%, 조달금액으로 89% 급증한 수치다. 글로벌 전체 IPO 건수의 45%, 조달금액의 46%를 점유한 EMEIA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글로벌 점유율을 달성하며 전체 글로벌 IPO 시장을 견인했다.
한때 IPO의 중심지였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정학적 긴장, 선거, 경기 둔화, 고금리, 시장 유동성 감소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와 투자자 심리가 위축됐다.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신규 상장 216건으로 104억달러(약 14조4134억원)를 조달하는 데 그쳐 전년동기 대비 건수로는 43%, 조달금액 기준으로는 73% 하락하는 장기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본토의 규제 강화와 홍콩의 유동성 및 투자자 신뢰 하락 영향으로 중화권(중국·홍콩·대만) 시장에서 건수가 64%, 조달금액이 81%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는 총 27건의 IPO가 성사돼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했으나, 약 15억달러(약 2조789억원)를 조달해 규모가 68% 늘어났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IPO 건수가 450% 급증한 산업재 부문이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 전체 IPO 건수의 40% 이상, 전체 조달금액의 50%를 차지했다. 이 중에는 2022년 이후 국내 최대 규모 IPO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포함됐는데,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IPO 시장에서 조달금액 기준 1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상반기 한국에서 발생한 IPO 건수는 45%, 조달 금액은 25% 하락했다.
박정익 EY한영 감사부문 마켓 본부장은 “한국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보다 해외 증시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올 상반기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인 미국 증시와 같은 전 세계 금융 동향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밸류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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