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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위기극복] 생성형 AI 초격차 시대, ‘K클라우드’ 운명은

글로벌 경제 위기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새해가 밝았다. 급변하는 글로벌 패권 경쟁, 국내 규제 변화, 기술 혁신의 흐름 속에서 각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기술과 시장 변화에 대응한 전략적 전환을 통해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 기획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 픽사베이]
[Ⓒ 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빅테크들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역시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AI 핵심 인프라로서 클라우드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클라우드 기업 입장에선 올해가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AI 시대의 도래가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 기회보다도 위기로 인식되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과의 체급 차이에서 기인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클라우드 인프라(IaaS) 시장은 상위 5개 기업이 82%를 점유하는 형태다. 중국 내수 시장 기반인 알리바바와 화웨이를 제외하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 순의 ‘빅3’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등장 이후 고성능 연산과 대량 데이터 처리가 필요해지면서, 안 그래도 고비용 시장이던 클라우드 시장은 더욱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는 절대적인 투자 규모가 큰 빅테크들의 영향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실제 아마존·MS·구글·메타 4곳의 작년 설비투자액 합은 2090억달러(약 288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60.2%)가 압도적이고, MS(24%)가 그 다음으로 꼽힌다. 생성형 AI로 인해 국내 클라우드 전환 수요가 높아지더라도, 이것이 글로벌 CSP 중심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금까지 보안 규제가 강력한 공공 시장에 한해서는 글로벌 CSP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지만, 이마저 올해부터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의 망분리 완화 정책이 본격화되는 탓이다. 공공기관에 클라우드를 제공할 경우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제도는 지난해 2월부터 등급제(상·중·하)가 전면 시행되면서 하등급에 한해 망분리가 해소됐고, 국가정보원은 망분리 완화를 반영한 새로운 공공 사이버보안체계로 다중계층보안(MLS) 도입을 예고했다.

국내 CSP들은 이러한 망분리 완화 흐름에 긴장 태세다.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반드시 분리해야 하는 망분리 제도는 주로 해외에 서버가 있는 글로벌 CSP 입장에선 진입 규제에 가까웠고, 거꾸로 국내 CSP로서는 시장을 지키는 일종의 울타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공공 시장에서도 해외 CSP의 영향력 침투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실제로 MS는 지난해 말 해외 CSP 중 처음으로 CSAP 하등급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 신호탄을 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AWS와 구글클라우드의 하등급 취득도 예정된 수순으로 전망된다. 한번 물꼬를 튼 만큼, 지금은 하등급에 한정된 망분리 완화 범위가 추후 정부 정책에 따라 확대될 여지도 생겼다.

국내 산업 전반이 탄핵 정국에 휩싸이며 정책 및 입법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당장 중요한 MLS 정책 추진이 지연되며 공공기관들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 발주가 연쇄적으로 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 등 클라우드 진흥 정책들도 국회 예산 동력 감소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편, 이와 같이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제도적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는 풍전등화 위기 속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저마다의 대응 전략을 꾀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되는 것은 KT의 행보다. KT는 AI와 클라우드 시장 격변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MS라는 빅테크와 직접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양사는 망분리 등 보안 요구가 높은 공공 및 금융시장을 정조준해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클라우드 자회사인 KT클라우드는 이를 기회 삼아 MS의 AI 및 클라우드 역량을 내재화해 국내 소버린(Sovereign)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칫 국내 데이터가 MS를 통해 미국에 반출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향후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응도 관건으로 꼽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반대로 해외 시장 진출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 등 ‘팀 네이버’ 차원에서 특히 중동 IT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중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으로 가칭 ‘사우디아라비아’도 공식 출범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NHN클라우드는 AI 인프라와 공공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개소한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GPU 클러스터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공공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임에 따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등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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