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고장을 미리 알려준다. 'AI 예지보전' 시장 확산세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기술은 최근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비전AI 기술을 통해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무인계수 시스템, 빅데이터를 분석해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것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제조업 현장 등에서 장비의 고장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AI를 접목한 예지보전(PDM) 분야도 잠재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예지보전 시장 규모 2020년 기준 한화 약 4.5조원 가량에서 2026년 16.6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2020년 대비 약 3.6배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성장은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설비장비가 고장나기 전에 미리 예측하고 조치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장 규모가 크면서 많은 설비가 있는 곳에서는 설비 상태와 부품 등 교체주기를 사람이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AI와 같은 스마트 기술로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예지보전 시장 규모는 유지 관리 비용과 다운타임 최소화에 대한 니즈 등으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와, AI, 머신러닝(ML)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정부 지원 등도 긍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규모가 큰 해외 공장의 경우 예지보전 솔루션 적용을 원하는 곳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최근에야 예지보전 솔루션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원프레딕트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안 등 이슈로 기업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 예지보전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관점을 바꾸고 부쩍 관심을 보여 문의를 주는 곳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원프레딕트는 현재 '가디원'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설비에 대한 도메인 지식에 AI 기술을 결합한 고유의 알고리즘을 통해 진단과 예측을 제공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GS파워, S-OIL 등이다. 시리즈A, B투자까지 총 190억원을 받은 원프레딕트는 연내 시리즈C투자와 함께 성장하는 시장에 발맞춰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전자문서 및 데이터 기업 이파피루스도 2017년 시작한 AI사업 부문도 예지보전 솔루션 '모터센스'를 통해 순항중인 것으로 보인다. 모터센스는 AI와 IoT를 결합해 산업용 모터의 고장 여부와 종류를 미리 알려주는 제품이다.
예컨대 이 제품을 사용하면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어떤 종류의 고장이 몇 퍼센트의 확률로 일어날지 최소 2주에서 4주 전에 미리 알려준다. 회사는 해당 솔루션이 자동차, 반도체, 태양광에너지, 소재 가공 및 제조 등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고장 임계값 설정은 사람의 경험에 근거하는 주관성이 많이 작용해 고장 판정 기준이 상이했다"며 "AI를 적용하면 훨씬 더 객관적일뿐더러, 더 광범위한 분야를 세세하게 커버할 수 있어 설비 관리에 획기적인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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