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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광고요금제 도입, 국내방송업계 ‘긴장’ [IT클로즈업]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저가형 광고요금제 출시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선보이는 경우, 방송광고를 수주하기 위한 국내 매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넷플릭스에 광고 시장의 파이를 뺏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 넷플릭스, 내년 상반기 저가형 광고요금제 출시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 저가형 광고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 측은 최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2023년 상반기 중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광고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는 데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광고는 가입자 및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는 올 1분기 성장세가 주춤하자 광고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고를 도입해 요금을 낮추는 동시에 잠재적인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최근 크게 줄었다. 1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억2164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만명 줄었다. 2분기에도 97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넷플릭스 광고 삽입 시 국내 방송매체 타격 불가피"

넷플릭스가 아직까지 어떠한 형태의 광고를 선보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앞선 선례들을 살펴보면 제작단계에서 콘텐츠 내 홍보하고자 하는 상품을 배치하거나, 방송프로그램 전후 혹은 중간에 광고를 삽입할 것이 유력하다.

업계는 어떤 형태로든 넷플릭스에 광고가 붙는다면, 국내 방송매체들의 광고매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마다 광고비가 한정된 상황에서 광고주는 당연히 더 많은 고객들에게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시청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넷플릭스는 광고주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라며 “예컨대 기존 방송매체와 달리 넷플릭스는 20대 전쟁 영화만 보는 남성를 타겟으로 ‘밀리터리 식품 광고주님을 모신다’고 맞춤형 광고를 수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송매체 중에서도 지상파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의 경우 다른 방송매체보다 광고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다른 방송매체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2021년 기준 매체별 광고비(추정치)를 살펴보면, ▲지상파TV 1조1198억1200원 ▲케이블PP 1조 8886억2900만원 ▲케이블SO 1171억8700만원 ▲위성방송 487억원 ▲인터넷TV(IPTV) 1096억7100만원으로 지상파가 가장 높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와 기존 방송서비스들은 상품 대체성을 두고 경쟁하는 사업자로, 넷플릭스가 어떤 형태의 광고 비즈니스모델(BM)을 도입하든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영향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넷플릭스의 주 고객층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당장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광고주들 역시 섣불리 넷플릭스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강력한 광고매체가 하나 들어오면 광고 시장 전체가 영향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지역에서 광고영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넷플릭스의 광고 영업라인이 어디까지 뻗쳐있을 것인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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