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전자제조업체 폭스콘(Foxconn)을 거느리고 있는 홍하이그룹이 18일(현지시간) 대만에서 개최한 연례 기술행사 'HHTD22'를 통해, 자사의 전기차(EV) 제조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특히 '애플카'(Apple Car) 제조를 누가 맡을 것인지가 세계 자동차업계의 초미 관심사인데, 현재까지는 폭스콘이 유력한 후보자중의 하나로 손꼽혀왔다.
또한 폭스콘도 "애플의 정신을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아이폰'을 OEM(위탁제조)하면서 축적한 인연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그리고 이날 HHTD22 행사에서 폭스콘은 단순히 애플과의 '인연'에 연연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들이 최고 성능의 전기차를 가장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애플카를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다'는 쇼케이스의 성격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번 행사에서 폭스콘은 전기차 합작사인 '폭스트론'을 통해 신규 출시된 세단과 크로스오버 모델을 선보였다. 아울러 폭스콘이 독자 개발한 전기차 제조 플랫폼과 함께 다양한 소프트웨어(SW), 차량용 반도체, 전기 배터리 등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걸친 능력과 비전도 제시했다.
물론 폭스콘은 독자적인 전기차 브랜드를 만들지 않고, '전기차 OEM'(위탁주문생산) 방식으로 남을 것임을 재천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빠르고 비용절감적이며 혁신적인 전기차 제조 능력을 갖췄음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류영웨이 홍하이그룹 회장은 사전 녹화된 기조연설 영상을 통해 '모빌리티 인 하모니(Mobility in Harmony)로 명명된 전기차 제조 플랫폼을 개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설계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류회장은 "폭스콘은 독자적인 EV 브랜드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애플 뿐만 아니라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들에게도 전기차 OEM 주문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폭스콘은 대만의 자동차업체인 유론모터와 합작한 폭스트론을 통해, 폭스콘의 제조 플랫폼이 적용된 최초의 '럭스젠(Luxgen n7)' 전기차를 지난 9월초 출시한 바 있다. 이날 폭스콘측은 이 차량이 사전주문예약 이틀 만에 1만5000대의 주문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류 회장은 이날 폭스콘이 전기차 제조시장에서 또 다른 강점중 하나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역설했다. 그는 "24개국에서 걸쳐있는 제조 지원시설이 안정적인 EV 전략을 구현하는데 큰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폭스콘이 만약 '애플카' 제조사로 낙점된다면 현재로선 미국에서 첫 스타트를 끊을 것이 유력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해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기때문이다.
이와관련 이날 폭스콘측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우리는 이미 대만, 미국, 태국에 전기차 제조시설을 갖춘 상황"이라며 만반의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