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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올린 넷북, 잘 팔릴까

한주엽 기자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해 노트북 시장에 일대 폭풍을 불러일으킨 ‘넷북’의 진화형 버전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디자인 개선과 배터리 및 그래픽 성능을 강화한 것이 최근 나오는 넷북의 트렌드.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70~90만원대로 출시돼 50~60만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며 저가형 이미지를 강조했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N310과 N120 등 새로운 미니노트북 라인업을 선보였다. N310은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으로 핸드백이나 지갑처럼 부담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회로 최적화를 통해 기본 배터리로 최대 5시간, 고용량 배터리는 최대 11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90만원대 초반이다.

 

앞서 LG전자와 아이스크림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한 80만원대의 넷북 엑스노트 미니 X120을 선보였다. 대만 PC업체 아수스도 지난해 말 외장 그래픽 칩셋을 채택한 N10J를 70만원대에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넷북 돌풍은 낮은 가격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신제품 가격은 초창기 제품보다 20~30만원 가량 높게 책정된 상태여서 올해에도 높은 판매율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가격이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차별화된 디자인, 폭넓은 사용성, 확장된 배터리 성능 등 업그레이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디자인을 개선하는 한편 보다 넓은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아수스의 경우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넷북 플랫폼에 외장 그래픽 칩셋을 달아 부족했던 그래픽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신제품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데에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장 크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델, 아수스 등 PC제조업체는 고환율의 여파에 못이겨 이미 출시한 넷북 가격을 5~10만원 가량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넷북 가격저항선이 100만원 이하인 만큼 큰 무리 없이 수요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소비자들의 가격 눈높이가 50만원 내외로 상태여서 어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환율 상승분이 있긴 하나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주요 부품은 변한 것이 없는데 디자인 및 배터리 등 부차적인 요소 업그레이드로 20~30만원 높은 가격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반발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사양의 넷북이 현재 50~60만원대로 팔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출시된 신제품이 단시간에 입지를 굳히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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