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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형 디카 인기몰이… 이유가 뭐길래?

한주엽 기자

- DSLR 핵심 기술 채용, 비싼 가격에도 불구 카메라 마니아 중심 호응 높아


극심한 경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40~90만원대 고가형 디지털카메라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캐논 익서스 990IS, 소니 사이버샷 HX1, 시그마 DP2같은 고급형 디지털카메라가 비싼 가격에도 불구, 예약판매에서 조기 매진되는 등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소니 사이버샷 HX1과 시그마 DP2는 얼마 전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조기매진을 기록하며 초도 물량을 모두 소화시켰다. 200대 한정으로 예약 판매를 진행한 시그마 DP2는 매진을 기록한 뒤에도 주문이 빗발쳐 국내 유통사인 세기P&C가 일본 본사에 추가 물량 공급을 신청해둔 상태다. 지난 3월 출시된 익서스 990IS 역시 캐논 디지털카메라 중에서는 판매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아 물량이 달릴 정도다.


초도 공급량이 나라별로 정해져 있고, 제품별로 국내에 들여오는 수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없어서 못판다’를 얘기를 꼭 많이 팔았다고 해석하긴 힘들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전에 비해 고가형 제품의 판매율이 높아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화질 및 기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10만원대면 1,000만 화소급의 쓸만한 보급형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이처럼 값비싼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뭘까. 각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이미지 센서와 처리엔진 등 DSLR 카메라의 핵심 기술 및 부품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보다 빠른 처리 속도와 정교한 색 표현 등 화질 면에서 뛰어나 카메라를 잘 아는 마니아 층에서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소니 사이버샷 HX1은 자사 DSLR 카메라인 알파에 들어가는 1/2.4인치형 엑스모어 CMOS 센서와 비욘즈 이미지 처리 엔진이 들어갔다. 따라서 사진을 찍은 뒤 이미지를 저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됐고, 보다 풍부한 색상, 향상된 노이즈 억제 능력을 갖췄다.


익서스 990IS는 캐논 DSLR 카메라에 들어가는 디직4 이미지 처리 엔진을 얹었다. 역시 노이즈 억제 능력이나 이미지 처리 속도가 높아졌다. ‘DSLR의 심장을 이식하다’는 캐논코리아의 광고 문구도 이 같은 장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캐논 측은 990IS 외에도 향후 출시되는 대부분의 콤팩트형 디지털카메라에 DLSR의 디직4 이미지 처리 엔진을 넣을 계획이다.


시그마 DP2는 아예 DSLR용과 동일한 크기의 센서를 넣었다. 이 제품에는 일반 콤팩트형 디카보다 10배 이상 면적이 넓은 20.7×13.8mm의 포베온 X3 이미지 센서가 들어가 있다. DSLR과 동일한 크기의 센서가 들어간 만큼 보다 정밀하고 풍부한 색감의 사진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전작인 DP1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렌즈 성능(24.2mm 광각, F2.8의 밝기 등)을 대폭 개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그마 DP2는 5일 제품 발표회를 가진 뒤 정식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DSLR 카메라의 장점을 따오면서 휴대성을 높인 하이브리드형 제품이 향후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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